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부동산 건설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공공의 적' 돼가는 건설업계, 지나친 여론 몰이 안된다

기사입력 : 2023년08월10일 09:30

최종수정 : 2023년08월10일 09:30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갑자기 그동안의 관행이 하루 아침에 적폐가 되더니 이젠 건설사를 '철근 빼먹는 도둑' 취급을 하고 있네요. 건설업계 종사자로서 자괴감이 듭니다"

<건설부동산부 이동훈차장>

문재인 정부 시절 '토건족'으로 몰리며 적폐 취급을 받았던 건설사들이 이 정부 들어선 파렴치한 철근도둑이 됐다. 건설이권 카르텔이라는 새로운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이제 건설업계는 '공공의 적'이라 불려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동안 건설업계와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우파 정권에서의 상황이라 더욱 당황스럽다.

건설업계의 카르텔은 그동안 업계 관행이었던 '벌떼 입찰'부터 시작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택지에 계열사들을 잔뜩 참여시켜 당첨확률을 높였던 이른바 벌떼 입찰에 대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환수조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을 비롯해 10년전 입찰도 조사하겠다는 것이 원 장관의 이야기다.

특히 원 장관은 호반건설을 특정해서 '부패하고 양심에 털이 난 기업 오너들 상속 잔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 세습을 하면 이것은 북한의 김씨 일가의 세습과 무슨 차이' '국가를 상대로 속이고 국민을 상대로 거대한 사기극' 등 자극적 언어를 쏟아냈다. 건설업계에 대한 주무부처 장관의 적개심이 드러난 부분이다.

원 장관의 건설업계 질타는 최근 무량판 구조 주차장 철근누락 사건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때부터 원 장관은 '건설이권 카르텔'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LH는 물론 민영아파트까지 철근누락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건설업계가 검사비를 스스로 부담해서 조사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검단자이의 무량구조 주차장 붕괴 당시 원 장관은 사고 소식이 들려온 직후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챙기며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계는 속절없이 '공공의 적'이 됐다. 이윤 증대를 위해 공사비가 덜 드는 무량판 구조를 도입했으며 그 상황에서 철근까지 빼먹는 60~70년대에나 있던 모리배 기업인이 돼버린 것이다.

원 장관은 잠시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무량판 구조에서 사고가 집중된다는 것은 무량판 구조 설계와 감리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철근을 빼먹는 단순한 문제에서 찾아낼 일이 아니다. '감리'의 역할은 설계안과 실제 시공이 똑같이 이뤄졌는지를 찾아내는 행위다. 철근이 누락됐으면 감리에서 적발해야하며 준공이 나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철근이 누락되지 않았는데도 붕괴가 벌어졌다면 이는 설계의 문제다.

건설업계에서도 정부의 잇단 강공에 놀라고 있다. LH 발주 공사 중 일부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철근이 누락된 경우도 있는데 무량판 구조로 시공했다는 이유로 건설사에만 책임을 묻는다는 불만이다. 더욱이 LH 발주 공사와 민간 공사는 설계표준안 자체도 다른 만큼 'LH 사태'와 같은 기준으로 민간건설사들을 단속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견도 나온다. 한 중견건설사의 베테랑 직원은 "사고를 막고 국민안전을 지키자는데 건설업계의 잘못이 있다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할 것이지만 지금과 같은 여론전을 통한 업계 매도는 억울한 점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벌떼 입찰 처벌에 대해서도 중견 건설사들의 불만이 크다. 벌떼 입찰은 불법이 아닌 비합법이며 이 문제는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 공급 과정에서도 벌어진 '공공연한 일'이다. 실제 당시 대형건설사에서는 그들이 할 수 없는 자회사를 동반한 중견건설사들의 벌떼 입찰에 대해 불만이 컸고 발주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식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정비사업 수주에 몰두하고 있는 대형건설사에 비해 일감이 적은 중견건설사들의 일감 확보라는 차원에서 벌떼입찰이 묵시적으로 용인되고 있었던 것이다. 대형사와 달리 중견사는 공공택지 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면 회사 경영에 문제가 생긴다. 북한의 김씨부자에 비할 일이 아니다.

다만 건설업계도 자정은 필요하다. 모든 사고를 인재(人災)라고 몰아 붙일 수는 없겠지만 인재 요소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오래된 관행이라도 잘못된 것은 버려야한다. 대형 사고가 났음에도 소송전을 통해 별다른 처벌없이 끝나면 이는 곧 반성의 공백으로 이어진다. 협단체도 무용지물에 가까운 모양새다. 의례적인 자정노력 표명도 없이 정부에 사업 발주를 늘려달라고만 한다는 것은 그냥 이익단체 이상이 아니다. 더욱이 업계에 이익단체 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건설업계를 공공의 적으로 매도할 수 없는 이유는 건설업이 끼치는 국가-국민 경제의 역할 때문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15%는 바로 건설업계가 책임지고 있다. 

국민 안전이 우선인 것은 자명하다. 건설사들의 부도덕한 경영행위를 눈감아줘선 안된다. 하지만 국가 경제의 동력 중 하나인 건설업계를 너무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전수조사를 통해 건설업계가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정부는 따뜻하게 업계를 안아줘야할 것이다.

leed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