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법원이 인사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7년형을 구형받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전 상임이사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12단독(정은영 부장판사)은 이날 뇌물수수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모(60) 코이카 전 상임이사에 대해 징역 4년형을 선고하고 송 전 이사가 수수한 뇌물 중 일부인 4000여만원에 대한 추징을 명령했다.
송 전 이사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코이카 상임이사와 인사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코이카 직원 17명의 지인 총 20명에게 약 4억1200만원을 무이자·무기한으로 빌려 달라고 요구해 돈을 받고 인사·계약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송 전 이사는 자녀 교육비, 병원비 치료비 등을 내세우며 해당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금전을 빌리면서 이득을 취하고 코이카, 코웍스의 실제 인사 관련해서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공정성, 사회적 신뢰가 훼손되는 결과를 발생시켰다"라고 밝히며 이처럼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 전경 2022.06.26 yoonjb@newspim.com |
재판부는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한 송 전 이사의 주장에 대해 "공여자에게 말이 안 나오게 부탁하고 조용한 곳에서 전화를 받으라고 하는 등 자기 행동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4억원이라는 큰 금액 중 변제된 금액은 극히 일부"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 전 이사는 지난달 11일 결심 공판 당시 최후 변론을 통해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서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송 전 이사에게 7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편취 금액이 거액인 점, 피해 회복이 되지 않고 있는 점, 공공기관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지위 및 인사권이라는 권한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차용 기회 및 금융 이익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었다.
한편 송 전 이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모(62)씨는 징역 8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최씨는 실제 코웍스 대표이사에 선임돼 뇌물을 공여한 혜택을 누렸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라며 "뇌물을 공여한 자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 물을 필요가 있다. 최씨가 취한 이득도 클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코이카의 시설관리 자회사 코웍스의 전 대표이사 최씨는 2018년 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대표이사 선임과 코이카의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 참여 과정에서 특혜를 받을 목적으로 송 전 이사에게 1억7000만원을 빌려준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최씨에 대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말 코이카의 인사 비리 의혹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동부지검은 지난 2월 코이카와 코웍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이튿날 송 전 이사를 구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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