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산됐던 추가 상장 재추진...이르면 '연내' 매각 성사
아람코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 '탈석유' 대비하는 '비전 2030' 실탄될 듯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Aramco)가 리야드 증권거래소를 통해 약 500억달러(한화 약 65조9500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추가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스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상대로라면 지난 2019년 당시 기업공개(IPO)로 모금한 256억달러를 뛰어넘는 것이다. 글로벌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에 위치한 아람코의 석유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지난해 무산됐던 아람코 추가 상장 재추진...이르면 '연내' 매각 성사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아람코가 국제시장에서의 상장과 관련한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리야드 거래소에서 추가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아람코가 여러 다국적 석유 기업 및 국부 펀드 등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매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연말 전에는 지분 매각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에도 런던 증시 등 해외 증시를 통해 최대 500억달러 추가 상장을 고려했으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매각을 진행하지 않았다.
아람코는 지난 2019년 리야드 거래소를 통해 지분의 1.5%를 공모해 세계 IPO 역사상 최대인 256억달러를 모집했다. 당시 아람코는 지분 5%가량을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을 세웠으나, 9·11테러 관련 소송 우려, 회사 지배 구조와 고평가 논란 속에 해외 상장이 무산됐다.
하지만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 2021년에도 추가 상장 계획이 있다고 밝히는 등 향후 몇 차례 추가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모색 해왔다.
◆ 아람코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 '탈석유' 대비하는 '비전 2030' 실탄될 듯
아람코의 추가 상장 계획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탈석유' 행보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2030년까지 관광 등 다양한 핵심 산업 개발을 통한 경제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비전 2030(Vision 2030)'을 2016년에 발표한 바 있다. 석유 수출에 의존했던 기존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을 키우겠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아람코의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되는 자금은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의 실탄으로 쓰일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환영 의장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3.03.07 photo@newspim.com |
특히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OPEC+)'의 추가 감산 결정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며 주요 석유 기업의 가치가 치솟고 있는 지금이 추가 상장에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펙플러스의 감산 연장 기대감에 국제 유가는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45% 오른 배럴당 8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유가는 8월 한 달간 2% 넘게 상승했으며, 지난 3개월 상승률은 무려 2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제 유가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