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2회 조사 불응 후 3회째 응하기로
민주당 "검찰 반헌법적 행태 유감"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다섯 번째 검찰 출석이 다가왔다. 검찰은 이 대표를 조사한 뒤 조만간 그에 대한 두번째 구속영장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추석 연휴 전 이 대표의 구속 여부 또한 결정날 전망이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9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검에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수원지검 후문으로 혼자 출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단식투쟁 8일차를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천막에 자리하고 있다. 2023.09.07 leehs@newspim.com |
이 대표가 조사받게 된 사건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사건'이다. 이 사건은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내용으로, 이 대표는 쌍방울의 대납 사실을 인지하고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애초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4일 출석을 다시 통보했고, 이 대표는 출석에 응한다면서도 오전 2시간만 조사를 받겠다고 주장했다. 검찰도 이를 거부하자 이 대표는 재차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했다.
이 대표가 2회 출석에 불응하자 검찰은 유감을 표하면서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하겠다.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이 대표는 오는 12일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검찰은 7~9일 사이 출석하라고 요구했고, 결국 이 대표가 9일 출석을 결정하면서 다섯 번째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이 대표가 이번 소환 통보에도 불응했을 경우 3회가 되는데, 통상 검찰이 3회 이상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한 피의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은 이번 조사 일정과 관련해 "헌법이 규정한 의정활동을 부정하는 검찰의 반헌법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조사한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청구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과 묶어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앞서 중앙지검이 수사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과 성남지청이 수사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에선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현역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9월 정기국회 본회의는 오는 21·25일 예정돼 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국회 제출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으로 보고되며 24시간 이후 72시간 내 표결에 부친다. 72시간이 넘을 경우 보고된 이후 최초로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이 진행된다.
즉 21일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되고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될 경우, 영장심사 일정에 따라 추석 연휴 전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원지검은 8일 오전부터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표에게 거액의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압수수색이다.
한편 이 대표의 출석을 앞두고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전날 진술서를 통해 "이 대표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한 검찰신문조서는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재차 입장을 뒤집었다.
다만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외에도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해 수사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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