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전 예산안 합의 도출 가능성 낮아
바이든 대통령 정치적 부담…11월 금리 결정도 '깜깜'
셧다운 장기화 및 증시 충격 우려는 적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금융시장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매파적 동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연방 정부 업무의 일시적 중단을 뜻하는 '셧다운' 가능성이 핵심 리스크로 부상 중이다.
셧다운을 막으려면 미 의회는 2024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0시(현지시간) 이전까지 12개로 구성된 연방 세출법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현재까지도 양당은 대립각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포브스, CNBC 등은 10월 1일 셧다운을 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시장 붕괴를 초래할 만한 수준의 충격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 셧다운 불가피
앞서 지난 5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와 개략적인 예산안 규모에 뜻을 모았으나 현재는 공화당 내 극단적 강경파들이 예산 대폭 삭감을 요구 중이다.
CNBC는 매카시 의장과 강경 우파 공화당원들이 셧다운을 지출 삭감을 위한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상당수가 셧다운이 몇 주 동안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 중이라고 전했다.
FT 역시 10월 1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23일까지도 상·하원에서 모두 가결된 세출법안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셧다운이 되면 공공 안전 분야를 제외한 연방 정부 여러 부문 소속 공무원 수십만 명이 급여를 받지 못한 채 일손을 놓게 될 수 있다. 그 여파로 국립공원 등이 일시 폐쇄될 수 있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식료품 보조금 지급 등 일부 사회복지 프로그램 집행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23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 의회 행사에서 "소그룹의 극단적 공화당원들이 약속을 지키길 원치 않아서 지금 미국의 모두가 대가를 치를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당장 식품 안전, 암 연구,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빠른 합의를 촉구했다.
셧다운이 현실이 되면 바이든 대통령 역시 더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기 때문.
워싱턴포스트(WP)는 연준의 긴축 추진과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사태 악화 등으로 이미 경제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셧다운까지 겹친다면 가계 및 기업 지출이 줄고 성장률 둔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스트앤영 이코노미스트들은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에 셧다운 가능성 고조, 그에 따른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미국 경제 전망에 하방 리스크가 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셧다운과 자동차노조 파업 등이 계속되면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p)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셧다운으로 인한 11월 연준의 금리 결정 영향이 가장 큰 관심사다.
셧다운이 시작되면 당장 10월 6일 발표 예정인 9월 고용보고서와 10월 12일에 발표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오는 26일에 각각 발표 예정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시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셧다운이 약 3~4주 이상 지속된다면 연준은 10월 31일~11월 1일 열릴 FOMC까지 필요한 데이터를 얻지 못하게 된다.
알리안츠 투자 운용의 찰리 리플리 수석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시장서 리스크를 회피할 이유를 찾고 있는 중인데 셧다운이 발생하면 분명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짓눌릴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셧다운 지속 기간 [사진=스트레타가/포브스 재인용] 2023.09.25 kwonjiun@newspim.com |
◆ 충격파 단기에 그칠 듯
다만 셧다운이 현실화해도 충격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포브스는 과거에도 셧다운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면서, 평균 지속 기간이 8일이며 중간값으로는 4일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최근 있었던 비교적 오랜 셧다운은 2019년이지만, 당시에도 정부 업무의 25%만이 중단됐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은 오바마케어 펀딩을 두고 대립각이 이어졌던 2013년과 비슷하다면서, 올해는 주로 국경 보안 및 우크라이나 예산을 둘러싼 대립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셧다운으로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둔화됐던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JP모간 추산에 따르면 셧다운이 진행되는 매주 GDP 성장률은 0.1%p씩 낮아질 수 있는데, 셧다운이 종료되면 연방 공무원들이 임금을 소급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GDP 성장률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 업체 스트레타가스는 과거에도 셧다운으로 인해 증시가 크게 충격을 받은 적은 없었고, 오히려 셧다운이 길었던 2019년에는 증시가 강력한 랠리를 보였었다고 강조했다.
UBS 채권 분석가들 역시 이달 초 보고서에서 "셧다운은 대부분 매우 짧게 진행됐고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 지방채 애널리스트들은 "셧다운이 과거에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초래한 적이 없었고 이번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현재 증시 강세론을 펼칠 이유는 없지만 셧다운을 악재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이번 주 셧다운 리스크로 시장이 밀리면 이는 최소한 단기적으로 좋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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