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강래구·윤관석·박용수 재판서 증언
이성만·조택상 인터뷰 언급…"사과받고 싶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2021년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경선캠프에서 활동하는 지역본부장과 지역상황실장들에게 줄 돈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하나하나 다 지시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그는 자신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언론과 인터뷰한 강 전 감사와 이성만 무소속 의원, 조택상 전 인천시 부시장을 향해 "저한테 덤터기를 씌웠는데 사과 받고 싶다"라고도 했다.
이 전 부총장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강 전 감사와 윤관석 무소속 의원,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억대의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해 9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리는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09.23 hwang@newspim.com |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의 발단이 된 '이정근 녹취록'의 당사자인 이 전 부총장에게 강 전 감사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문자메시지 등 관련 증거를 제시하며 캠프 내 조직본부장을 맡게 된 경위에 대해 질문했다.
이 전 부총장은 "송 전 대표를 제 소신에 의해 지지했고 전략기획 쪽으로 도움을 드렸지만 2021년 당 대표 경선 당시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던 분(조 전 부시장)이 공직을 맡게 돼 제가 강 전 감사의 추천을 받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전 감사가 실질적으로 조직본부장 역할을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직을 맡고 있어 캠프 전면에 나설 수 없다 보니 자신을 내세운 것이고 자신은 강 전 감사의 지시를 이행하는 역할을 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공개한 2021년 3월 4~5일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강 전 감사에게 캠프 조직구성의 얼개를 짜달라고 말하고, 강 전 감사는 이 전 부총장에게 '미션을 줘야지'라면서 그를 '아바타'라고 칭한다.
이 전 부총장은 '(캠프 조직 구성을) 증인이 안 하고 강래구 피고인에게 부탁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저는 전략기획 쪽으로 주로 활동해 왔고 조직본부는 낯선 분야였다"며 "제가 처음 조직본부장을 맡을 때 뒤에서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모든 걸 하나하나 다 강 전 감사에게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 전 감사가 배후에서 실제 캠프 조직 총괄을 맡는다는 것을 당시 후보였던 송 전 대표와도 사전 논의됐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 전 부총장은 또 강 전 감사가 지역상황실장 등 선거 운동원에게 활동비를 지원해야 더 열심히 한다고 했고 직접 돈을 댈 사람도 지목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3월 5일 녹취록에서 강 전 감사는 이 전 부총장에게 '형님도 돈 내쇼, 밥값이라도', '밥값이 없다, 현찰로 마련해달라'라는 식으로 설득하라고 지시한다.
법정에서 해당 녹취록을 읽어본 이 전 부총장은 강 전 감사와 이성만 의원, 조택상 전 부시장을 언급하며 이들이 한 인터뷰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세 분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날 제가 '밥값이 없다', '돈을 달라고 징징거렸다' 등 똑같이 언론 인터뷰를 했다"라며 "한 때는 동지라고 생각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주고받았던 사이였는데 세 분이 짠 듯이 저한테 덤터기를 씌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강 전 감사와 검찰 대질 조사에서 제가 강 전 감사에게 먼저 돈을 요구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런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 사과를 받았다"라며 "기회가 있다면 이 의원과 조 전 부시장에게도 녹취록을 보여주고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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