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5% 웃돌면 금리인상 다시 시작"
4분기 둔화 속도가 관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경제가 3분기 강력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후 나타날 브레이크 강도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경로에 맞춰지고 있다.
미 상무부가 현지시각으로 26일 오전 8시 30분에 발표할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연율 4.7% 성장이며, 골드만삭스는 4.6%, 블룸버그 서베이에서는 4.5% 성장이 예상돼 2분기의 2.1%보다 가속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7%에 조금 못 미쳤던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 기록이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추적하는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인 GDP나우는 25일 기준 5.4%를 기록한 상태다.
CNBC는 GDP나우 지표가 지난 10개 분기 중 시장 컨센서스보다 정확했던 적이 9차례라면서 이번 역시 실제 성장률 지표가 컨센서스를 웃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S&P글로벌의 경우 컨센서스보다 높은 5.6% 성장을 점쳤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이처럼 강력한 성장 흐름을 지속한 데는 소비 지출이 여전히 견실하고 고용 시장도 탄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월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33만6000개로 전망치를 두 배 웃돌았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4.2% 올랐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19만8000건으로 예상을 밑돌아 여전히 강력한 고용시장 분위기를 시사했다.
미즈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리츄토는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과 대출에 여전히 거리낌이 없다"면서 "금리 인상 여건에서도 이처럼 소비가 발생하는 배경에는 타이트한 노동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UFG는 이번 3분기 GDP 성장률이 4.1%로 예상되나 실제 수치가 5%에 가깝게 나온다면 미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GDP 성장률 추이 [사진=상무부/블룸버그 재인용] |
◆ 4Q 둔화 속도가 관건
월가 전문가들 상당수는 3분기 성장률 가속을 견인한 지출 증가 흐름이 일시적이며, 4분기에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여름 비욘세나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나 영화 '바비'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지출이 컸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 4분기에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 가처분소득 감소나 유가 상승, 모기지 금리 상승 등이 지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노조 파업 사태나 중동 전쟁 상황, 정부 셧다운 가능성,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등도 성장 전망을 흐리는 변수들이다.
실제 블룸버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4분기 성장률을 단 0.7%로 제시했고, S&P글로벌은 1.7% 증가를 점쳤다.
다만 최근까지 GDP 수치가 상방 서프라이즈를 보였던 만큼 4분기에도 예상보다 강력한 성장세가 확인될 경우 연준의 긴축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만은 "만약 성장률이 빨리 둔화하지 않는다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내심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은 "지속해서 추세를 넘는 성장세가 나타나거나 타이트한 노동 시장이 더 완화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새로 나올 경우 추가 긴축 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3분기 GDP가 3.8%를 기록한 뒤 4분기에는 1% 정도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이어 전반적으로 하반기 성장률은 안정적인 실업률 상황과 더불어 잠재 성장률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는 연준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LPL파이낸셜 수석 글로벌 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시장에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고, 연준은 결국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면서 당장 GDP 수치 외에도 27일 나올 9월 개인소비지출,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등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밝혔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