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안철상 권한대행 면담
"사법부와 국민에 누 끼칠까 떨려"
개인 자격으로 국립현충원 참배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9일 "한 평생 법관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과의 면담에 앞서 대법원의 보수색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을 어떻게 보냐는 취재진 질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이같이 답했다.
조희대 대법관 [사진=대법원] |
그는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는 말이 있다. 정해진 법이 없는 게 참다운 법이란 말"이라며 "저는 예전에 대법관 취임사에서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본다는 법이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장 후보 제안을 한 차례 고사했다가 수락한 계기를 묻자 "중책을 맡기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 차례가 아니라 수천수만 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는 물론이고 우리 나라와 국민들에게 혹시 누를 끼치지 않을까 떨리는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사법부 신뢰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한 우선 과제가 있느냐고 묻자 "지금 당장은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때 가서 사법부 구성원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정년 탓에 임기를 4년 밖에 채우지 못하는 부담감에 대해서는 "기간이 문제가 아니고 단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헌법을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조 후보자는 안 권한대행과의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냐고 묻자 "가서 (이야기를) 잘 들어보겠다"라며 대법원으로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9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남긴 방명록. 안민정법(安民正法)이라고 쓰여 있다. [사진=대법원] 2023.11.09 sykim@newspim.com |
조 후보자는 이날 개인 자격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고 한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들도 방문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는 방명록에 본인의 대법관 퇴임기념 문집의 제목인 '안민정법'(安民正法)을 남겼다. 안민정법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 바른 법', '국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법을 바로 펴라'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조희대 전 대법관을 지명했다. 조 후보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 13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1986년 당시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법관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이었던 2014년 3월 4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차한성 전 대법관 후임에 임명됐다.
2020년 3월 퇴임한 조 전 대법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영리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약속을 지켜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