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 챔피언십 정상 올라 통산 5승
노렌 2타차 준우승... 노승열 공동 72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콜롬비아의 골프 영웅' 카밀로 비예가스가 무려 9년여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2014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이후 통산 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엎드려 그린을 읽는 습관으로 '그린의 스파이더맨'으로 불렸던 비예가스는 2020년 생후 22개월 된 딸 미아를 뇌암으로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긴 슬럼프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비예가스에겐 큰 충격이었다. 지난해 26개 대회에서 컷 통과가 12차례에 그치며 세계랭킹은 654위까지 떨어졌다. 비예가스와 아내는 '미아의 기적'이라는 자선재단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가족을 도우며 슬픔을 이겼다. 비예가스는 딸을 잃은 지 3년 4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미아를 추모했다.
비예가스가 13일 버뮤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하늘을 쳐다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 = PGA] |
비예가스는 엎드려 그린을 읽는 습관으로 '그린의 스파이더맨'으로 불린다. [사진 = PGA] |
비예가스는 "골프는 내게 훌륭한 것을 정말 많이 주지만 나를 걷어차기도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였다"고 돌아보며 "미아가 하늘에서 웃으며 지켜봤을 것이다. 미아는 오랜 투병 끝에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다"고 하늘을 쳐다봤다.
비예가스는 13일(한국시간) 버뮤다 사우샘프턴의 포트 로열 골프코스(파71·6828야드)에서 열린 버뮤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비예가스는 1∼3라운드 사흘 연속 선두를 달렸던 알렉스 노렌(스웨덴)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17만 달러(15억5000만원)를 거머쥐었다.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받아 페덱스컵 랭킹을 147위에서 75위까지 끌어올렸다.
마티 슈미트(독일)가 최종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단독 3위를 차지했고 칼 위안(중국)이 20언더파 264타 단독 4위로 뒤를 이었다. 공동 5위는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애덤 스콧(호주)과 라이언 무어(미국)다. 노승열은 이날 버디 2개, 보기 4개를 묶어 2타를 잃어 공동 72위로 대회를 마쳤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