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침묵하며 지켜봤는데 매우 답답"
제3지대 창당..."문제의식에 공감해"
[서울=뉴스핌] 지혜진 홍석희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것은 리더십과 무관한 게 아니다"며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주최의 포럼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로 인해 사당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과에서 열린 연대와공생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28 hong90@newspim.com |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사당화', '당내 민주주의 파괴' 등과 관련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귀국 후 꽤 오랜 기간 침묵하며 지켜봤는데 잘 되지 않고 있다. 매우 답답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공천 학살 우려에 대해서는 "진정한 시스템 공천이 훼손되면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당내 중진을 포함한 측근에게 "전우들의 시체 위에서 응원가를 부를 수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 지도부가 대의원제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세세한 문제를 깊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사당화 논란이 있는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은 당무위를 열고 현재 60대 1 수준인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을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하는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전 대표는 제3지대에 공감대를 표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치 양극화를 해소하는 대안 중 하나가 다당제임이 틀림없다. 다당제를 용이하게 하는 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기조연설에서도 다당제 구현을 강조하며 "다당제를 통해 무당층을 국회에 포용하는 것이 정치 양극화 극복과 정치 불안정 예방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3지대 행보에 간접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친이낙연계 원외 조직인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신당 창당을 위한 시민 발기인을 모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발언인가'라는 직접적인 질문에는 "여러 갈래 모색의 하나로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항상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며 신중히 답했다.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당내 비주류 의원들 모임인 '원칙과 상식'과 따로 소통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상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그분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은 공감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연합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양 대표는) 제가 당대표를 할 떄 최고위원을 했다"면서도 "아직 접촉이 있지는 않다. 그분들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