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불법이민자들이 "우리나라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며 다시 한번 강력한 반 이민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기록적인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미국의 국경을 넘고 있다며 내년 대선에서 재선 하면 불법 이민 척결과 합법 이민자 수 제한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천 명의 청중 앞에서 "이민자들이 우리나라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며 이민자들이 남미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는 발언이 언론에 배포한 트럼프의 사전 원고에는 없었다. 그 같은 발언이 사전에 계획된 것인지 아니면 즉흥적으로 한 말인지는 불명확하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을 하며 국경 문제를 거론하고 이민자 급증을 불러온 바이든의 정책을 맹비난하고 있다.
17일 그는 이민자를 독사에 빗대 자신이 개작한 노래를 읊조렸다. 트럼프는 재선 하면 "남부 국경의 침입을 막고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강제 추방을 시작할 것"을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 9월 하순 우익성향의 웹사이트 내셔널 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피를 더럽히고 있다"는 똑같은 말을 했다. 반명예훼손연맹(ADL) 지도자 조나단 그린블라트는 당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인종주의적이고 외국인을 혐의하는 비열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예일대 교수이자 파시즘에 대한 저서를 쓴 제이슨 스탠리는 트럼프의 발언이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말을 연상케 하는 것으로 위험한 발언이라고 논평했다. 히틀러는 자신의 저서 '나의 투쟁'에서 유대인들에 의해 독일의 피가 더럽혀지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스탠리교수는 트럼프가 여러 집회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는데 위험한 말을 반복하면 그것을 정당화하고 그런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미국 내 이민자들의 안전을 위해 매우 우려스러운 발언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는 현재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가장 앞서 가고 있으며 불법 입국자를 막는 국경 보안을 중요한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재선 될 경우 2017~2021년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실행한 강경정책을 회복하고 추가 이민을 막는 조치를 취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트럼프 전 미대통령이 16일 뉴햄프셔주 더럼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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