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103만명·수당 4만원 인상
지역 활성화 명문 뒤 총선용 예타 추진
2% 물가 목표 달성 위한 전기요금 동결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민생경제 회복을 비롯해 경제·산업의 체질 개선, 미래 대비에 정부가 전력 질주할 예정이다. 경기 전반에 회복 시그널을 주기 위한 마중물을 투입하기 위해 1분기에 정책 추진이 집중된다.
다만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를 앞둔 만큼 1분기에 집중된 정책 추진을 두고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 노인 일자리 '퍼주기' 지적…총선용 예타 신속 추진 비난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앞서 정부와 여·야는 저소득층·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복지 분야 예산을 지난해 대비 8.8% 확대했다. 실제 지난해 206조원에서 224조1000어원으로 총 지출 증가율 2.8%의 3배 수준이다.
이미 선거 앞 복지분야 퍼주기 예산 책정이라는 지적이 나온 상태다.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노인일자리 지원 사업에 대한 비난이 이어진다. 실제 노인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한 지원 대상을 지난해 88만3000명에서 14만7000명이 늘어난 103만명으로 확대한다. 수당도 당초 대비 2만~4만원 올린다. 정부는 2018년 이후 6년만에 수당을 인상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 현장 모습 [사진=뉴스핌DB] |
1분기 중 노인·취약계층 등 직접일자리 지원 인원의 90% 채용을 목표로 최대한 조기 시행을 추진한다.
정부가 올해 취업자수 증가 규모를 전년 대비 9만명 감소한 23명으로 전망한 상황에서 1분기에 노인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어서 총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진다. 더구나 이같은 노인 일자리는 질 낮은 단기 일자리일 뿐더러 수당 인상도 윤석열 정부가 줄곧 비난해온 직접 지원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총선용'으로 지적을 받는 정책은 또 있다.
표면적으로 정부는 지역 소멸 등 문제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경제 및 건설투자 활성화의 명목은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충청,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주 등 4대 초광역권과 강원, 전북, 제주 등 3대 특별자치권 발전시행계획을 오는 3월 수립해 발표한다.
이와 함께 권역별 거점 개발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기회발전 특구를 비롯해 교육발전 특구, 도심융합 특구, 문화 특구, 글로벌 혁신 특구 등 지방 전반에 거점 특구를 신설한다.
첨단클러스터 현황 및 맞춤형 지원계획 [자료=기획재정부] 2024.01.0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지자체의 숙원 사업인 첨단클러스터 추진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전국에 걸쳐 국가첨단산업단지 15개,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7개, 소부장특화단지 10개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계획도 제시했다.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지역 개발의 숙원사업들 조기에 추진하고 이 가운데 예비타당성조사 사업 등은 총선 출마자들의 선거유세용 플래카드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며 "빠듯한 나라살림 속에서 대규모 사업에 대한 예타를 조속 추진한다는 것은 재정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2% 물가 안착 위한 전기요금 동결 '고육지책' vs 야권 "일관성 없다"
지속적으로 정부와 여당이 강조해 온 전기요금 정상화의 경우, 동결이 예고됐다.
정부는 이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중앙·지방공공요금을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시기적으로상반기 동결이라는 기조를 밝힌 것은 상반기 3% 정도의 물가가 예상되고 올해 2%대 물가를 목표로 두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전력계량기 모습. [사진=뉴스핌DB] |
이와 관련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역시 지난 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한 질의에 "국민 부담과 환율 등을 반영해 단계적인 요금 정상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전기요금 정상화는 총선 이후로 미뤄진 셈이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한전은 지난해 가까스로 발전자회사로부터 3조2000억원을 긴급수혈 받아 채권발행 한도 초과 상황에서는 벗어났다. 한전의 누적적자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실정이다.
이런 경영 여건을 반영해 김동철 한전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가를 반영하는 합리적인 전기요금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며 "요금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여당 역시 그동안 전기요금의 단계적 인상을 강조하고 지난 정부를 공격했지만 막상 총선을 앞두고 요금 동결을 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며 "한전의 경영 위기를 한전 직원과 지난 정부의 탓을 돌릴 것이 아니라 여당과 현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방향 때문이라고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