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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특검' 거부권에 野 권한쟁의 검토…법조계 "인용 가능성 낮아"

기사입력 : 2024년01월05일 15:19

최종수정 : 2024년01월05일 15:36

노란봉투법·방송3법·검수완박 등 권한쟁의 심판대에
권한쟁의 청구 여부 미지수·인용 가능성 '희박'
법조계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제한 없다고 봐야"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야당은 후속 조치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인용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생과 무관한 특검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쌍)특검법은 총선용 여론조작을 위해 만들어져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01.03 photo@newspim.com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상호 간, 또는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권한 다툼이 있을 때 이를 헌법재판소에서 가리는 절차로, 어떤 권한이 누구에게 있고 권한의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두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이미 예고해왔다. 

최근 주요 권한쟁의심판 사례는 대부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상대로 낸 것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민주당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던 노란봉투법·방송3법을 단독 의결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한 것에 대한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또 2022년에는 국민의힘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했다. 당시 헌재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는 인정하면서도 법안의 효력은 인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본인과 배우자의 이익을 위해 법안을 거부한 것은 이해상충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의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실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지도 미지수며, 청구하더라도 인용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부권의 취지는 의회 내 다수의 횡포에 의한 졸속 입법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권력 간 견제와 균형을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합헌성 여부에 문제가 있을 때만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일부 견해가 있긴 하나, 헌법에 거부권 행사에 대한 실질적인 제한 사유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꼭 위헌이어야만 한다거나 본인의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는 제한을 둘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비판하는 것은 가능하겠으나, 권한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이해충돌에 해당해 대통령에게 거부 권한이 없다고 한다면 거부권 행사 여부를 대신 결정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 데 우리 법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민주당도 권한쟁의심판이 인용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 특검 추진 보다는 정치적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국민의힘에서 이탈 표가 생기더라도 재의결을 통해 특검이 통과될 가능성은 작다"며 "즉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슈가 묻힐 수 있으니,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을 거론하며 총선 전까지 최대한 '특검 이슈'를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가 얽힌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2009년 12월~2012년 12월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임직원과 주가조작 세력 등이 통정매매 및 기장매매 등 약 3000건이 넘는 거래를 통해 2000원 후반이었던 주가를 8000원까지 올린 사건이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의 전주(錢主)로 의심받고 있으며, 해당 사건을 심리한 1심 법원은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이 주가조작에 사용됐고 통정매매 102건 중 48건이 김 여사의 계좌를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 과정에서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주문하는 통화 녹취록, 증권사 계좌의 인출 및 잔고 등 거래내역 등이 정리된 엑셀 파일 등이 공개되면서 김 여사의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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