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재산분할 요구액 2조원대로 상향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하루 앞두고 연기됐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이 재판부와 인척관계에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부 재배당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오는 1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첫 변론기일을 연기하고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서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마치고 입장을 취재진에게 밝히고 있다. 2023.11.09 leemario@newspim.com |
앞서 지난 5일 노 관장 측에서는 항소취지 및 항소이유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8일 인지액을 높이는 취지의 보정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1심 당시 34억여원이었던 인지액은 47억여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보정된 인지액을 민사소송 등 인지법 및 가사소송수수료규칙 등을 이용해 역산할 경우 노 관장의 청구액은 2조30억원으로 계산된다.
앞서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의 SK㈜ 주식 50%를 분할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주식 가치는 유동적인 만큼 고정된 액수의 현금을 선택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 주식은 1심 선고 당시인 2022년 12월 20만원대에서 2024년 1월 기준 16만원대로 하락했다.
노 관장이 항소취지를 변경하고 청구액을 상향하자 최 회장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갖췄다.
그러자 이날 노 관장 측은 "최태원 측은 변론기일을 이틀 앞두고 항소심 재판부와 인척관계에 있는 변호사가 근무하는 김앤장을 갑자기 선임하여 재판부 재배당을 꾀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노 관장 측은 "이미 항소심 재판을 진행한 지 1년이나 되었으며 재판과정이 마무리에 이른 시점"이라며 "(최 회장 측이 김앤장 변호사를 추가 선임한 것은) 재벌의 금권을 앞세운 농단이며 재계 2위 SK그룹의 총수로서 해서는 안될 법과 사회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노소영 측은 김앤장이 선임되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재판부 재배당 없이 신속한 재판의 진행을 요청하는 절차진행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그러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언론에 혼외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다.
2017년 7월 최 회장은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소송전으로 번졌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도 2019년 12월 맞소송(반소)을 제기하며 위자료 3억원과 1조3000억원 상당의 최 회장 명의 SK㈜ 주식을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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