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윤심 영향 없다고 봐야"
"이철규, 친윤이지만 당 이해도 가장 높아"
"법조인 50%, 오히려 공정성 측면 숙달된 분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국민의힘이 11일 4·10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공관위원장을 맡은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교수를 비롯한 10명의 공관위원이 최종 내정된 가운데 공관위는 다음주부터 공식적인 일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안팎에선 공관위가 친윤(친윤석열)계와 법조인 출신으로 대거 꾸려졌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대통령실과 가까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용산발 공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위원장하고 특별히, 개인적인 그런 게 없다"며 "(윤심 영향은) 없다고 봐야 되지 않겠는가. 저를 세운 거 보면 그런 건 개입 안 했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에서 열린 '국민인재 토크콘서트-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12.19 pangbin@newspim.com |
◆ '친윤' 이철규 포함에 "용산발 공천 우려" vs "당 내부 이해도 높아"
이날 공개된 공관위원 10명 가운데 현역 의원은 이철규, 장동혁, 이종성 의원 등 3명이다. 이 의원의 경우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며, 이미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어 인사 영입부터 공천 실무까지 지휘하게 됐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천이라는 건 사람을 자르는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이고 관리를 잘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컷오프를 하더라도 해당자에게 그 과정을 잘 설명하고 회유하고 설득하는 등 온갖 방안이 다 동원할 수 있어야 하는 자리가 공관위"라고 했다.
이어 "공관위가 그런 역할을 못 한다면 대량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당내 분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근데 그런 자리에 원내에서 하나는 초선(장동혁), 또 다른 하나는 비례(이종성), 그리고 한 명이 친윤 이철규 의원"이라고 꼬집었다.
공천 과정을 컨트롤하고 당 내부를 조율할 수 있는 중도적 인물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비주류 초선 의원도 "이 의원의 경우 사무총장도 했고, 여러 경험이 있으시기 때문에 당연히 공관위에서 역할을 잘 수행하시겠지만 윤핵관 색채가 워낙 강하니깐 밖에서 보면 용산발 공천을 우려하는 건 당연한 시각"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오히려 이 의원과 같이 정부 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수도권 지역의 재선의원은 "이 의원이 이제까지 인재영입을 해왔고, 다양한 당직을 수행했으니 당연히 우리당에 대한 이해도가 제일 높은 분 아닌가. 그런 분이 공천 하는 건 당연한 건데 그것 가지고 뭐라고 하는게 말이 되는가. 그럼 외인구단을 공관위에 박아두라는 것인가"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또 다른 원내 2명은 당 이해도가 이 의원에 비해 높지 않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엄연히 따지면 0.5선이고 이종성 의원은 비례 출신 그리고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지 않는가. 한 명 정도는 당 이해도가 높은 이철규 의원이 들어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이철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가 무슨 계파가 있는가. 우리 당에 계파라는 게 있는가"라며 "여당 의원이 대통령하고 반대라면 야당을 가지 뭐 하러 여기에 있겠나. 그건(친윤)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항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08 leehs@newspim.com |
◆ 공관위원 50%가 법조인 출신…'한동훈 사단' 비판 제기도
공관위원 절반이 법조인 출신으로 구성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진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을 비롯해 문혜영·유일준·전종학 위원 등이 법조계에 몸담았으며, 원내 장동혁 사무총장도 판사 출신이다. 총 10명의 공관위원 중 5명이 법조인인 셈이다.
신율 교수는 이와 관련해 "직업을 골고루 섞을 필요까진 없지만 그렇다고 한 분야에만 치중 되는 건 문제일 수 있다. 아무리 법적 차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특정 분야에 편중될 경우엔 시야가 넓지 못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이런 상황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표도 법조인 출신이지만 법조계에만 있던 사람은 아니니,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을 시켰다고 본다. 윤 대통령도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사람을 인선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당 내부에선 오히려 총선까지 '한동훈 사단'으로 밀고가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PK 지역구 3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조인이 공관위원으로 많이 들어갔다 해서 법조인만 공천하겠는가. 예를 들어 모두 검사로 판을 깐다 이렇다면 문제겠지만, 그렇지 않을 거다. 우리 당 역대 검찰출신들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고 그 이상으로 (법조인을) 공천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판사, 검사, 변호사가 법조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여서 욕먹는 건 억울한 점도 있다. 그들이 모두 친윤인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한동훈 사단이 정말 나쁜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 한 위원장은 현재 지지율이 높은 상황이다. 한동훈 비대위와 공관위가 싸우게 되는 모양새가 된다면 그게 더 문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법조인이란 이유로 배제하는 건 옳지 않다. 오히려 그 분들이 공정성 측면에서 숙달된 분들이 많다"며 "개인 성향이 치우쳐 있거나, 과거 편향된 경력이나 도덕적 결함이 있다면 문제될 수 있지만 법조인이란 이유만으로 문제삼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이 2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04.29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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