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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 이후...더 어려워진 한중관계 관리

기사입력 : 2024년01월15일 09:13

최종수정 : 2024년01월15일 10:26

친미 성향 라이칭더 승리로 미중 갈등 증폭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의 딜레마 가중
반도체와 공급망에 '기회와 도전' 모두 열려
정부, 미·일과 달리 신중한 반응 "예의 주시"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세계적 관심 속에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강경 독립파인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승리하면서 국제정세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라이 당선인은 대만이 권위주의 진영의 핵심인 중국의 위협에 맞서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최전선임을 강조해왔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관계를 강화를 공공연히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증폭시킬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우며 미국과 밀착해온 한국에게도 이번 선거 결과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한·중 관계를 관리하는데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당선인이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1.15 kwonjiun@newspim.com

◆ 정부, 미·일에 비해 신중한 반응

대통령실은 14일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한·중 관계나 대만과의 외교정책에 큰 변화를 줄 사안을 아니다"라며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대만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양안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대만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반응은 미국, 일본에 비해 신중하고 절제된 편이다. 선거 결과가 한·중 관계와 세계 정세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탓이다. 미국, 일본과 달리 정부의 입장에는 라이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의 일부'인 대만 선거 결과에 축하를 자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라이 당선인의 승리 축하 메시지를 담았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있어 평화와 안정 유지에 대한 해법 모색, 강압과 압박으로부터 자유를 약속한다"며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미국과 대만 관계는 경제·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서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관계법'에 부합해 오랫동안 이어온 (대만과의) 비공식 관계를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역시 지난 13일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민주적인 선거의 원활한 실시와 당선을 축하한다"며 "대만과의 관계를 비정부 간 실무관계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바탕으로 일본과 대만 간 협력과 교류의 심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만 문제 분명한 입장 요구받을 수도

라이 당선인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중화민국(대만)이 계속해서 국제 민주주의 동맹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미국, 일본 등과 협력을 강화해 이에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안보적으로 미국,일본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타겟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대만과는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한국을 찾았을때 중국과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어정쩡한 태도'를 취한 것은 대만 문제가 한국에게 '딜레마적 요소'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대만 문제로 인한 미·중 갈등이 심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쪽 모두로부터 대만 문제에 대한 보다 분명한 입장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대만 해협 문제에 대해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중국이 가장 중요한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고 있는 대만 문제는 한·중 관계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민감한 요소다. 향후 한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압박을 피하고 국익을 지키면서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중의 대치가 심화되고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의 협력 공간이 더욱 작아졌다는 것도 한국에게는 부담이다.

대만 TSMC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도체와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촉각

대만 민진당의 정권 재창출은 한·미·일 협력 강화를 내세운 한국에게 안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결과이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건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과 대만은 모두 반도체 분야를 핵심 산업 기반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은 이 분야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 더욱 존재감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민진당은 TSMC의 해외 투자에도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해외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중 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이 대만 반도체와 TSMC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경우 한 국내 반도체 산업이 이에 따른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라이 정권 출범 이후 대만에 편중됐던 중국의 반도체 수입이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 격화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대만을 통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견제 , 압박하는 구도가 계속 이어질 경우 한국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미·중 경쟁의 연장선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대상으로 배터리, 반도체 등에 필요한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대만 총통선거 결과가 한국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도전과 기회의 요소가 모두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한·중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정교하고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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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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