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류준열이 '외계+인'으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태리, 최동훈 감독과 함께 한 여정은 영화의 메시지처럼 '인연'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류준열은 '외계+인' 개봉과 함께 한 인터뷰에서 1부의 부진 이후 후속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소감을 말했다. 그는 "2부를 보고 솔직한 이야기를 배우들이 해드렸고 감독님이 좋아하셨다"면서 1년 반이 넘도록 후반 작업에 매달려온 최동훈 감독에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외계+인'에 출연한 배우 류준열 [사진=CJ ENM] 2024.01.16 jyyang@newspim.com |
"다들 응원하고 행복해하는 분위기예요.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잘 나와서 좋아요. 어떻게 보면 촬영만 387일을 하고 나오는 데까지 3-4년이 걸렸는데 촬영 준비 기간을 생각하면, 또 감독님은 몇 년씩 준비하셨으니까요. 얼마나 우리가 애썼고 공들였고 많은 시간을 들였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 어떤 영화보다 애정이가요. 시원섭섭한 기분이 들죠."
1부의 기대 이하의 부진 이후에 최동훈 감독을 비롯해 모두가 조금은 의기소침했을 법하다. 류준열은 다행히 성적에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늘 의연히 넘어가는 법을 생각해온 덕에 오히려 열정을 느꼈던 기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외계인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다 그래요. 우리가 사는 일이 모든 일의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죠. 늘 각오는 돼 있었기 때문에 늘 의연하게 넘어가려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재촬영도 좀 하시고 전화도 많이 하셨다고 해요. 저는 재촬영 분량이 없었지만 이 영화에 애정이 정말 크셨단 생각이 들죠. 그 정도로 이 사람이 여기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구나. 정말 필요해서 하시는구나 느꼈고 오히려 열정을 늘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외계+인'에 출연한 배우 류준열 [사진=CJ ENM] 2024.01.16 jyyang@newspim.com |
최동훈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나서 SF판타지 장르에 액션 비중이 큰데도 감정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 됐다고 돌아봤다. 극 중 무륵 역의 류준열과 이안 역 김태리의 장면들이 유독 그랬다. 촬영 당시를 물어보자 류준열은 그 감정들을 자연스레 인연이란 말에 이어 붙였다.
"엔딩을 찍으면서 모든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그 순간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과 일맥상통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대장정의 마무리를 우리가 모여서 하고 있다는 게 다 연결이 됐죠. 여기 있는 수많은 배우들을 만나 같이 작업을 하는 동안 정말 좋은 사람들이고 현장이 정말 평화롭고 좋았거든요. 이런 인연들이 다 모이니까 애틋하기도 하고 그런 감정들이 영화에 연결돼요. 이 영화 자체가 사람과의 만남, 인연, 운명 이런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서 엔딩 촬영에서 그런 게 자연스레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신 것 같아요."
1년이 넘는 촬영기간을 거치면서 '외계+인'의 촬영이 고되기보다 오히려 편안했다는 류준열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시리즈 작품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과거엔 굳이 싶던 시도들이 지금은 그조차도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외계+인'에 출연한 배우 류준열 [사진=CJ ENM] 2024.01.16 jyyang@newspim.com |
"시리즈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 있었어요. 굳이 하나를 여러번 해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하나의 역할로 영원히 기억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을 요즘 종종해요.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요즘은 그런 걸 반기기도 하고요. 다음 작품엔 후속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기본적으로 감독님이든 누구든 같이 작업했던 사람과 또 하면 좋을 때도 있으니까요."
'외계+인'에서 마지막에 인을 따로 떼 놓은 최동훈 감독의 의도처럼, 이 영화는 우연처럼 만난 인연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 인생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끊임없이 돌아보게 한다. 바로 이 지점이 류준열이 강조하는 이 영화를 가장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이 영화는 반전이 중요한 영화는 아니에요. 반전으로 접근하기보다 내 삶에서 만나는 인연이나 우연들이 어쩌면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보시면 가장 재밌을 거예요. 악으로부터 정의를 구현하고 세계를 구하는 게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사람들 오늘 처음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나의 인생에서 어떤 식으로 다시 돌아올까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우왕이 좌왕이도 그렇고 후손이 조상의 어떤 그런 관계, 이안이 어릴 때 만났던 관계들이 결국은 세상을 구하게 돼버려요. 구하려고 구한 게 아니라요. 우리네 삶의 인연들이 나에게 나중에 어떤 식으로 의미로 다가올까 생각하게 되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곱씹게 되는 그런 영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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