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최근 긴장 조성 행위는 북한판 쇄국정책"
정 박 "북한 적대적 언사 증가에 깊은 우려"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18일 서울에서 대면협의를 갖고 최근 급격히 늘어난 북한의 긴장고조 행위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나마즈 히로유키(鯰博行)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3자 협의를 가졌다.

3국 수석대표의 대면협의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만이다. 특히 이번 협의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극초음속 고체연료 중거리탄도 미사일(IRBM)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과 관련 크렘린 대변인이 "북한과 '민감한 분야'에서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히는 등 북·러 간 무기및 첨단 기술 거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평가와 대응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3국 대표들은 또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과 해외 노동자 파견, 해상 환적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긴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최근 대남기구 폐지 계획을 발표하고 한·미에 책임을 전가하는 낡은 전술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판 쇄국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1992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인용해 "강력한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군비 증강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수만 기의 핵무기도 소련의 붕괴를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북·러 밀착에 대해 "김정은은 러시아와의 불법적 군사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북한을 막다른 길로 이끌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 규칙과 규범의 노골적 위반자라는 평판만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박 대북고위관리는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최근 한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적 언사가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러한 언사는 불필요하게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 무기 이전, 핵미사일 개발, 불법 사이버 활동, 자국민 인권침해 등을 지적하면서 "이 모든 것이 3국의 관심과 공조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북한과 만나 모든 상호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나마즈 국장은 러시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것을 비난하면서 "이러한 무기 수출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무엇을 제공할지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본부장은 이날 오전 정 박 대북고위관리와 한·미 양자협의를 갖고 북한이 인위적 긴장 조성 언동과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외교를 통한 비핵화의 길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