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설 성수품 일일물가 조사 실시
설 차례상 비용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전문가 "정부 물가 전망치 상회할 듯"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올해 설 명절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설을 지내기 위한 식탁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대외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목표한 '2%대' 물가는 요원해보인다.
◆ 금값된 사과·배…정부, 1주일간 정부 비축품 4만톤 푼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설 전 3주간 주요 16개 성수품의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3.2% 낮지만 사과와 배는 지난해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6.2%, 16.8% 치솟아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 28만1500원, 대형마트 38만580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채소류(9.4%)와 과실(24.1%), 곡물(7.7%) 등이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이 13.6% 상승했다. 이는 2021년 5월(14.9%)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사과(55.5%), 쌀(10.6%), 파(39.3%), 오이(39.9%)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사진은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는 모습. 2023.12.05 choipix16@newspim.com |
특히 채소류 중 대파(1단)는 지난해 2500원에서 올해 4000원으로 60% 급증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최근 불어닥친 한파로 공급량이 줄면서 높은 가격대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명절 성수품인 과일과 채소류가 전년 대비 20% 넘게 오르면서 서민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설을 앞두고 물가가 널뛰면서 정부가 설 성수품 집중 단속에 나섰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하고 내달 8일까지 16개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7000톤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또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과·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앞으로 일주일간 전체 정부 공급 물량의 60% 이상인 4만4000톤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농협 과일선물세트 10만개를 시중 가격에 비해 15~20% 할인해 판매한다.
정부는 내달 8일까지 10일간 조기 등 설 성수품과 석유류 등 33개 주요 품목의 일일물가를 전수조사한다. 정부는 주요 성수품의 가격 동향을 점검해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을 덜겠다는 목표다.
◆ 국제유가, 정부 전망치 80달러 웃돌아…2%대 물가안정 버거워
다만 국내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정부가 공언했던 '2%대' 물가로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동 등 지정학적 위험이 또다시 고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주 국제유가(두바이)는 중동 지역 불안이 지속되고 리비아·노르웨이산 원유 생산 증가 소식으로 77.9달러로 전달(77.4달러)보다 소폭 올랐다. 가장 최근인 25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두바이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48달러로 정부 전망치인 81달러를 넘어섰다.
더불어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 공격을 계속하면서 원유 공급 지연 우려와 물류 중단 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로 전 세계 해상 운송의 약 15%가 홍해를 지나간다.
국제유가의 등락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면서 고물가의 조짐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통상 국제유가와 원자잿값이 불안정하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곧 국내 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홍해 등 전쟁 가능성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 이 사이에 국내 공공요금 정상화라는 요인까지 있어서 정부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물가 지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국제유가의 유동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곧 나오는 1월 물가 지표를 보고 대응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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