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후반~3000만원 초 가격이 경쟁력 높을 것"
중국산 차 브랜드 이미지 개선도 변수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브랜드인 중국 비야디(BYD) 한국 진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자동차 중심의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BYD의 품질 대비 저렴한 경쟁력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올해 여름까지 전기 승용차 한국 진출 계획을 세웠다. 출시 모델은 승용 세단 1종으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성능 인증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전기 승용차로 국가 보조금을 받기 위한 평가 작업이다. BYD 라인업 내에선 중형 세단인 '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핀', 중형 SUV '아토'가 유력하다.
[파리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파리국제모터쇼'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신형 전기차 모델인 '씰(SEAL)'을 선보였다. 2022.10.18.wodemaya@newspim.com |
◆아토3·돌핀 등 저가 가성비 모델 유력
해외 판매가 기준으로 씰은 5114만원, 아토3는 4436만원, 돌핀은 3913만원으로 올해 개편된 전기차 보조금 지원 가격인 5500만원 미만을 모두 만족한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도 씰은 550km~700km, 아토3는 420km, 돌핀은 427km로 씰이 출시된다면 주행거리와 가격에서는 최대 보조금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YD는 한국 시장보다 일본에 먼저 진출하면서 승용 모델이 내수 시장외 아시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일종의 모니터링을 거쳤다"며 "한국은 아토3, 돌핀, 아토2 위주의 저렴하면서 품질이 괜찮은 모델 위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YD의 씰은 가격이나 항속거리 측면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 6 등 고가 전기차 라인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소비자들 입장에선 중국 전기차보단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살 가능성이 크다. 좀 더 저렴한 라인이면서 경쟁 라인업이 없는 아토, 돌핀 출시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BYD 라인업의 출시 가격이 낮을수록 시장 진입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YD가 적절한 가격에 따라 시장 공급을 한다면 시장성은 있어 보인다. 2000만원 후반대나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대 형성 시에는 국가 보조금과 함께 구매 가격 측면에선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환경부 보조금 개편으로 인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 차량에 대한 보조금은 줄어들게 됐지만 절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금액으로 들여온다면 영향력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5, 기아 니로EV·EV6 등 동급 차량보다 많게는 500만원 이상(보조금 제외)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BYD가 출시한 1t 전기트럭 T4K의 국내 진출 성적표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T4K는 지난해 국산 1t 전기트럭과 동일한 1200만원의 전기차 국고 보조금을 받았지만, 기본 차량 판매가격은 300만원 가량 높게 책정됐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저조한 성적을 거뒀기에 소비자 체감이 높은 전기 승용차는 가격 정책을 좀 더 고민할 수밖에 없다.
BYD 전기차 [사진=블룸버그] |
◆한국 진입 전략에 주목…해외 시장 진출 '바로미터'
글로벌 수입차에 한국은 진출하기 까다로운 시장이다. 특히 중국산 브랜드라는 이미지에서 BYD의 한국 진출은 불리한 면이 더 크다. 그럼에도 BYD가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을 모니터링하는 이유는 한국이 완성차 시장에서 일종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한국은 전기차나 각종 자동차 유저들의 평가가 매우 까다롭고 좁은 지역임에도 불구 자동차 판매율이 높은 시장"이라며 "제작자 입장에선 서비스망 구축, 전기차 충전기를 실제로 보급해보는 모니터링샵의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브랜드이기 때문에 부딪히는 인프라 구축도 과제다. 이 교수는 "과거에도 중국산 내연기관차 브랜드가 들어왔다가 서비스 센터나 A/S망 등 고객 서비스 측면과 근본적으로는 전기차 충전기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철수한 경험도 있다"며 "판매 후 몇 년까지의 서비스망 구축 계획, 어떠한 보증을 통해 고객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 등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BYD는 일본에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창구를 늘리며 적극 소통해왔다. 구매 의향이 있는 소비자 층을 직접 두드리며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전략이다. BYD일본판매법인 BYD오토저팬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일본 전국 각지에 분포한 세일즈·서비스 네트워크는 17개다. BYD는 아토3를 무료로 한 달간 시승해볼 수 있는 'E-모빌리티 파트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BYD는 관련 보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BYD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시장은 잘 지켜보고 있는 수준"이라며 "환경부 인증 관련 부분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일본 시장과 더불어 한국시장도 해외시장 성공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이기에 BYD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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