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시행, 한도 규제 효과 있어
전세대출 DSR 적용도 검토, 은행 관리 강화
가계대출 1780조, 올해 증가율 1.5~2% 관리
실수효자 피해 우려, 서민층 주거안정 반영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올해 본격적인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다. 오늘부터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 제도에 이어 전세자금대출에 DSR을 적용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중이다.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로 관리하는 등 후속 대응도 예고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서민층 실수요 대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신용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3분기말 대비 8조원 증가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늘어난 1768조3000억원이며 판매신용(카드할부 등)은 1조5000억원 증가한 118조1000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02.26 peterbreak22@newspim.com |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1분기만에 15조원 이상 증가하며 106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이 8조7000억원 감소한 703조9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주담대는 2022년말 대비 51조원 가량 늘어났지만 기타대출은 32조원 줄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DSR' 제도를 도입한 건 이 같은 증가세를 막기 위함이다.
스트레스 DSR은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폭까지 더하는 제도다. 산정기준이 유형별로 상이하고 복합하지만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서는 연봉 5000만원 차주가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을 경우 대출 한도가 2000만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기준금리 인상 없이도 개별금리 인상이 가능해 즉각적인 한도 규제 뿐 아니라 과도한 대출신청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대출에 DSR을 적용하는 방안도 꾸준히 검토중이다. 서민주거환경 불안을 우려하는 주장을 반영해 신중한 입장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서는 전세대출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세대출에도 DSR을 적용하면 원금과 이자를 합해 소득 대비 40%(은행권 기준, 비은행권은 50%)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해진다. 소득에 걸맞는 수준의 대출만 신청하거나 기타대출이 급감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을 1.5~2%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100.8%(국제금융협회 기준)에 달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올해 100% 아래로 조정한다는 목표로 다양한 추가 대책을 준비중이다.
이에 시중은행에서도 주담대 금리를 0.1~0.3% 가량 인상하는 등 본격적인 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KB·신한·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은행의 경우 새해들에 두달만에 주담대가 5조7000억원이나 증가해 향후 추가적인 '옥죄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대출 실수요자에 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대출 관리도 중요하지만 주거안정을 흔들고 생활자금 규제로 이어질 경우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주담대 규제의 경우 여전히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주택시장에 경직성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다양한 규제 방안을 도입하더라도 금융취약계층 및 서민층의 실수요 대출에는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