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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어사전 5. [ 매화(梅花)가 필 무렵 ]

기사입력 : 2024년03월06일 09:00

최종수정 : 2024년03월06일 09:00

남도의 봄 전하는 매화는 그리움의 꽃
설중매, 일지매 등 곧은 절개와 품위 상징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매화(梅花)는 그리움의 꽃이다. 해마다 남도의 어디쯤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한걸음에 달려가서 그 아래 서고 싶다. 매화는 절집의 꽃이다. 절집 마당에서 단청(丹靑)과 어우러져 핀 홍매(紅梅)는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다. 선운사와 통도사, 화엄사에서 봉은사까지 매화나무 없는 절집은 서러울 지경이다. 사군자(四君子)로 불리는 매난국죽(梅蘭菊竹)에서도 맨 앞에 위치한 것은 그 운치와 절개가 으뜸인 까닭이리라. 가장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린 소재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최고의 매화를 그려내기 위해 붓끝을 놀렸을까.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설중매, 일지매 등의 단어로 알 수 있듯이 매화는 기품과 절개의 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 = 임영자 작가] 2024.03.06 oks34@newspim.com

'인생의 좋고 나쁨이 언제 정해졌던가(人生好醜何曾定)/ 세상의 흥망성쇠도 언급할 바가 못 되네(世上榮枯不足言)/ 비 갠 뒤 제일성으로 산새들이 지저귀니(雨後一聲山鳥喚)/ 강변 남촌에는 매화가 첫 꽃망울 터뜨리겠네(梅花初動水南村)' - 류성룡 '조춘(早春)'
서애 류성룡 선생의 시에서처럼 매화는 봄을 몰고 오는 꽃이다. 우수나 경칩과 같은 절기처럼 매화를 떠올리면 맨 먼저 달려온 봄이 생각난다.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 김용택 '봄날'
섬진강 어디쯤 흐드러지게 핀 매화 그늘에 아래 하염없이 앉아있고 싶어지는 시다. 물론 그 옆에 사랑하는 이라도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김용택은 일찌감치 시쓰기에 가장 좋은 땅이 어딘지를 알고 자리 잡은 시인 같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절집의 단청과 어우러진 매화는 보는 것 만으로도 황홀하다. [사진 = 임영자 작가] 2024.03.06 oks34@newspim.com

해마다 구례군 화엄사 각황전과 원통전 사이에서 기품을 뽐내는 홍매는 SNS를 장식하는 봄의 상징과도 같다. 언젠가는 그곳에 가본 사람과 가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지도 모른다. 설중매(雪中梅)라는 단어에서 보듯 매화는 비교적 일찍 피어나는 봄꽃이다, 그렇다고 동백처럼 한겨울에 피지는 않는다. 봄바람에 피어난 매화가 철늦게 내리는 눈에 덮여 있는 장면이 주는 처연함 때문에 생긴 단어가 설중매다. 일지매(一枝梅)는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는 탐관오리를 벌한 뒤 그 자리에 매화나무 가지를 놓고 가는 중국 소설 속 가공의 의적이다, 이처럼 매화는 순결과 절개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매난국죽 중에서 매화는 많은 화가들의 소재로 사랑받아 왔다. [ 사진 = 임영자 작가 제공] 2024.03.06 oks34@newspim.com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젊어서 보이지 않던 꽃들이/ 이제야 폭죽처럼 눈에 보인다/ 향기가 짙어야 꽃이고/ 자태가 고와야 꽃이었던/ 그 시절 지나고/ 꽃이 아니어도/ 꽃으로 보이는 이 조화는/ 바람 스치는 인연에도/ 눈물 고이는 세월이 흘러갔음인가/ 피는 꽃만 꽃인 줄 알았더니/ 지는 꽃도 꽃이었으니/ 두 손 공손히 받쳐 들어/ 당신의 얼굴인 듯/ 혼자 마음 붉히는 /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 나호열 '매화'.

매화나무는 적어도 수백 년은 족히 되어야 완성이 된다. 수령이 오래될수록 기품이 있고 아름답다. 우리도 해마다 이맘때쯤 매화축제를 즐기지만 일본도 매화축제가 많다고 한다. 일본 미야기현 마쓰시마에 있는 '와룡매(臥龍梅)'는 일본의 천연기념물이다. 이 매화나무는 임진왜란 중인 1593년 창덕궁 선정전 앞에서 훔쳐간 것이다. 일본이 문화재뿐만 아니라 아름다움도 수탈해 간 셈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흐드러지게 핀 홍매화. [사진 = 임영자 작가 제공] 2024.03.06 oks34@newspim.com


겨우내 눈보라 속에서 참고 견디다가 따뜻한 봄볕에 슬그머니 얼굴을 내미는 매화를 닮고 싶다. 이상기온 때문에 어느 해보다 일찍 핀 매화를 보러 가야겠다.

oks34@newspim.com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3.06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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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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