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文정부 고위 인사 재수사
법조계 "檢, 전 정부 사건 다시 환기시켜"
7일 압수수색 증거 확보 시 처벌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검찰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재수사에 나섰다. 4·10 총선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데다 조국 전 민정수석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의 고위급 인사에 대한 수사인 탓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정원두 부장검사)는 지난 7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당시 청와대 내부 의사결정이 담긴 자료를 통해 재수사 대상인 조 전 수석과 임 전 실장 등의 관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조 전 수석과 임 전 실장 등은 송 전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회유해 출마를 막은 의혹을 받고 있으며, 조 전 수석은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과 당시 울산시장이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하명수사에 관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관련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이들이 출마를 막은 정황이 있다고 보면서도 혐의 입증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2021년 4월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
하지만 지난해 11월 선거개입 사건 1심 재판부가 송 전 시장 등의 관련 사건 재판에서 청와대의 조직적인 개입 의혹을 인정하면서 재수사 필요성이 제기됐고, 지난 1월 서울고검이 송 전 시장, 임 전 실장, 조 전 수석, 이 전 비서관,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 5명에 대한 재기수사를 명령하면서 재수사가 예고됐다.
주목할 점은 조 전 수석과 임 전 실장이 4월 총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조 전 수석은 '조국혁신당'을 창당하며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고, 임 전 실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배제로 총선 출마가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이번 총선에서 야권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검찰 수사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조 전 수석 측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지난 7일 "철 지난 울산시장 개입 의혹 사건을 털고 또 털면서 문재인 정부, 특히 조국을 겨냥해 수사력을 낭비하고 있다"며 "무도한 검찰 정권의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검찰을 지적했다.
아울러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예비후보는 "급한 사건도 아니고 어제의 사건도 아닌데 과거의 사건을 들고 와서 선거에 출마한 사람, 출마할 사람, 영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하고 그걸 보도하는 것은 검찰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총선 때문에 소환 조사가 언제쯤 진행될지도 미지수인데 굳이 이 타이밍에 (검찰이) 재수사를 하면서 다시 한번 전 정부의 과거 사건을 환기시켰다"며 "정권이 바뀜에 따라 종결됐던 수사가 다시 진행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법적인 안정성이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다만 통상 압수수색이 수사 초기에 이뤄지는 만큼, 조 전 수석과 임 전 실장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까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피의자 조사는 총선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서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그렇게 돼서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수사 당사자들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며 "압수수색을 통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다면 이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더라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 시간이나 참고인·피의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에 대해 "아직 예상하기 어렵고, 지금은 확인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압수물 분석에) 상당 시간 소요가 예상된다"며 "공판 과정과 1심 판결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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