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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굴뚝·크레인 오르던 의사 정운용 "의대증원, 공감대 형성이 먼저"

기사입력 : 2024년03월15일 14:52

최종수정 : 2024년03월15일 14:52

"의협을 다양한 논의 이뤄지는 토론장으로"
"尹2000명 의대정원 증원은 공공 방식 아냐"
"공공의료가 한국 의료 체계기준 돼야"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파업과 농성 현장을 찾아 굴뚝과 타워크레인 위를 진료소로 삼은 의사가 있다.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부산·경남지부 대표다. 그는 100m 높이 굴뚝과 60m가 넘는 타워크레인 위를 수 차례 오르내렸다. 몸이 아픈 노동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다. 그는 "사람들이 병원에 못 가니깐, 그냥 진료하러 간 거예요"라고 말을 아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인의협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의협을 시민들이 사랑하는 전문가 단체로 만들겠다"며 지난 1월 11일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출마를 선언했다. 주로 시민사회에서 활동했던 인의협 소속 의사가 의협 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는 3월 말 치러질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출마한다. 지난해부터 출마를 고민해오던 그는 책상 앞에 앉아 생각하는 대신 전국에서 300여명이 넘는 의료 종사자를 만나 의료개혁 방향을 논의했다. 2024.03.15 aaa22@newspim.com

정 대표는 의대 재학 시절부터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를 돕다가 1993년 인의협에 가입했다. 인의협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인 11월 창립됐다. 학생들이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에 나오고 산업재해와 의문사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던 시기였다. 인의협은 ▲노숙인과 이주노동자 등 소외계층 진료 사업 ▲건강권 침해 사례 연구 조사 ▲건강 정보 사업 ▲의료 민영화 저지 및 공공성 확대 활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

오랫동안 시민사회와 노동계에 몸 담아 온 대표가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시점에 출마를 택했다. 정 대표는 "전체 의사 사회와 폭넓게 토론해야 하는 때"라며 "의협 선거라는 공간을 통해서 전체 의사들과 의료 개혁을 논의하는 토론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0명 의대 증원'을 두고 의료계와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엔 의협이 깊숙이 자리한다. 그는 "의협은 권익단체 성격이 강하다"며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권익에 매몰되면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진다. 단체 내부에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는 분위기 폭이 좀 더 넓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협을 '민주적인 전문가 단체'로 개혁하기 위한 과제로 ▲회비납부와 상관없이 모든 회원에게 선거권을 부여 ▲대의원회의 구성과 논의구조 개편 ▲광역시도 의사회장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변경 등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의료계가 결사반대하는 의사 수 증원과 간호법 제정 필요성에도 찬성한다. 그는 "논문에서 '의사의 노동시간이 하루 12시간을 넘기면 환자를 전면적으로 대하기 어렵다'고 나온다"며 "의사의 노동시간과 강도를 줄이기 위해선 의사를 더 뽑거나 의사만 부담했던 일정 부분의 일을 간호사에게 맡기는 일도 필요하다. 의료지원간호사(PA) 간호사 제도 등 간호사의 독자적인 영역도 있고 잘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해 "공공적 방식이 아니라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 발표엔 정원 수만 있지 어떻게 뽑아 양성하고, 배치를 하고 공공병원을 세우고 이에 따른 얼마큼의 재정이 필요한 지에 대한 구체적 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의사들 전부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의사들과 만나 대화하다 보면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도 사법절차 강행과 같은 강경한 신호만 보낼 것이 아니라 의료계와 국민과 함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 대표는 "정부도 조금 물러나야 되고, 의사들도 복귀해서 환자를 보면서 협상을 해나가는 등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대표는 공공병원 확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지방 의료가 점차 소멸하는 가운데 최소한의 안전망을 위해공공병원과 연계된 공공의원, 공공 폴리클리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의료가 지속 가능하고 민주적 의료 체계의 기준이 되야한다"며 "지방은 사람도 환자도 적지만 의료 기관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걸 민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재정의 일정부분을 공공의료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의료 활성화를 위해 주치의 제도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주치의 제도를 통해 본질적이고 전인적인 치료에 집중하고 2, 3차 병원으로 경증 환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며 "일종의 '게이트 키핑'을 통해 의료 진단 체계를 정비해 상급병원이 중증질환 환자를 볼 여력이 커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노숙인 진료소장을 20년간 맡은 건 내가 괜찮은 사람이란 뜻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가 오랫동안 그 자리를 맡아야 할 만큼 관련 제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노숙인들을 위한 공공병원을 만들고 이들을 위한 의사 순환 근무제를 제안했지만 지역 사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정 대표는 "이들을 위한 세심한 안전망을 만들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1992년 인제대학 의대를 졸업한 정 대표는 부산백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후 감천중앙병원에서 봉직의를 거쳐 2007년 병원을 열었다. 2006년부터는 부산·경남 인의협 대표를 맡아왔다. 외과 의사인 정 대표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부산 노숙인 진료소 소장으로도 활동하며 노숙인뿐 아니라 이주민, 파업 노동자 등의 진료를 맡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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