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9개 의대 교수 집단사직 여부 결정
상급병원, '주마다 지침 바뀐다'며 초진 취소
"진료보고 약타야 하는데…불안하다"
주요 병원, 교수 집단사직 관련 특이사항 없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올봄 출산 예정인 A씨는 다음 달 상급종합병원에서 초진을 받을 예정이었다. 분만까지 해당 병원에서 할 생각이라 두 달 전부터 어렵게 잡아둔 예약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 소식에 불안했지만, 교수들이 보는 외래진료는 영향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던 A씨는 지난 13일 갑자기 진료 예약 취소 연락을 받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긴급총회에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이 참석하고 있다. 2024.03.11 pangbin@newspim.com |
A씨는 "병원에서 '주마다 지침이 바뀌고 있다'며 고위험군 산모가 아니면 아예 초진을 받지 않고, 분만도 불가능하다고 했다"라며 "외래진료는 의료공백 피해를 안 볼 줄 알았는데 날벼락이 따로 없다"고 토로했다.
의과대학 교수 집단사직 가능성에 상급 종합병원 일부 진료과가 외래진료 조정에 들어간 모양새다. 전공의 파업과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던 외래진료마저 교수들의 집단사직 검토에 일부 지연되는 모습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대해 집단행동을 논의하고 있는 의대 교수 집단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과 19개 의대 소속 교수들로 구성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 두 곳이다.
전날인 지난 14일 먼저 비공개 회의를 열고 논의를 진행한 전의교협은 "자발적 사직 인원은 파악했다"면서도 "집단 사직 결의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원 사퇴를 의결한 서울의대 소속 방재승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모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는 이날 오후 7시에 집단 사직에 동참할 규모를 파악하고, 사직서 제출 날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간 외래진료는 전공의 집단 사직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보조 인력이 많이 필요한 종합병원 수술의 경우 3~40%가량 감소했지만 외래 진료는 '교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집단 사직에 돌입해도 우선 환자 곁을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환자들은 수술과 입원에 이어 진료마저 못 받게 되는 것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회 비대위원장은 서울의대 교수 전원 사퇴를 의결하면서 "외래진료는 자율에 맡길 것"이라며 "응급환자와 중환자는 최선을 다해 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미 교수 집단사직에 따라 발생할 변수를 걱정하고 있다. 다음달 5일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앞두고 있는 한 환자는 "교수님이 보고 상태에 따라 약을 처방해줘야 하는데, 약을 꼬박꼬박 먹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선 진료가 밀릴 수도 있다는 소식 자체가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가능성과 관련한 특이사항이나 별도 진료 조정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서울삼성병원 관계자는 "어제와 비교해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고, 서울성모병원 관계자 역시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는 수준이다. 특이사항은 없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이탈 이후 수술은 3~40% 정도 감소했지만, 외래진료의 경우 평상시와 똑같이 하루에 9000건에서 1만건 정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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