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의료계-정부에 증원 규모 논의 촉구
박민수 복지부 차관 "2000명 증원 규모 확고"
전문가 "3월 안에 규모가 확정되려면 협상 불가"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위원회은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정부와 의료계에 증원 규모에 대한 재논의를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규모에 대한 확고한 방침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에 대해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고 장상윤 사회 수석이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의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감축을 선언하는 일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정원 증원이 절차상 3월 안에 확정돼야 하므로 시간적으로 협상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학교별 배분에 속도를 내 정부의 방침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 전국 의대 교수, 25일부터 사직서 제출...복지부 "2000명 확고하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1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에 대해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사회 수석 발언에 대해서도 박 차관은 "브리핑에서도 시종일관했던 답변과 동일하다"며 "모든 논제에 대해서 대화 가능하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해선 확고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3.14 yooksa@newspim.com |
그러면서도 박 차관은 "다만 증원 규모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눌 수가 있다"며 "만약 의료계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 그리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신다면 그것을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정부가 제시한 증원 규모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했다고 주장했다. 약 1년 동안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과 의견을 나눠 결정했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교수들이 떠나게 되면 우리나라 중증 진료 의료체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생사의 경각에 달린 환자를 등지고 의료 현장을 떠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 시기적으로 타협 불가능…"교육부, 배분 속도내야"
복지부가 증원 규모에 대한 원칙을 고수했지만 정부는 갈림길에 섰다. 의사 집단의 요구에 한발 물러나 증원 규모에 대한 재논의를 시작한다면 정부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던 의료계 집단행동 문화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반면 증원 규모에 대한 재논의를 시작하지 않아 교수들마저 의료현장을 떠난다면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된다. 교수, 간호사, 공보의가 전공의가 떠난 현장을 막고 있지만 환자를 진단하는 교수가 없다면 현장 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HJ 비즈니스센터 열린 기자회견에서 15일 진행된 2차 총회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03.16 yym58@newspim.com |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가 감축을 선언할 일은 없다고 예상했다. 전공의들이 복귀한다면 논의할 수도 있겠지만 내년 정원을 증원하려면 3월 안에 규모가 확정돼야하므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교수 비대위가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은 1년을 미루자는 얘기고 시간적으로 협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난 7일 신현영 의원실이 개최한 '의사 수 추계 연구자 긴급토론회'에서 "정부의 주장과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타협을 하자고 하는데 타협은 적절하지 않다"며 "가장 좋은 방안을 택해야 하는 것이지 어느 수준에서 타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교육부가 의대정원 배분을 빨리 확정해야 한다"며 "(의료 이용이 불편한 상황에 대해선) 의대정원 축소를 용납한 책임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