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사과' 일주일 만에 대장동 재판 불출석해 공전
원칙 진행 강조한 재판부…"반복 시 강제소환 고려"
법조계 "일반인이라면 구인장 발부…법 무시 태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식 참석을 이유로 재판에 지각한 데 이어 19일 총선 유세 일정을 위해 불출석하면서 일각에서 '재판 지연'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에 불출석했다.
[춘천=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강원도 춘천명동거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3.19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된 강원지역 선거 유세를 위해 재판부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또 이 대표의 변호인은 현실적으로 오는 4월 10일 총선까지 이 대표의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거 활동에 제약이 가해지는 면이 있긴 하지만 정치적 일정을 고려해서 진행할 수는 없다"며 원칙대로 기일을 진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특히 "선거기간에 국회가 안 열리는 것으로 아는데 강제소환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재명 피고인 스스로 그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해 불가피한 게 아니면 출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에도 선대위 출범식 참석을 위해 예정된 재판에 나오지 않아 재판부가 기일을 같은 날 오후로 연기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오후 재판에 출석하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불과 일주일 뒤 선거 유세 일정을 이유로 재차 불참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연이은 재판 불출석이 국민들에게 재판 지연 전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변호사는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구인장을 발부해 신병을 확보한 뒤 재판을 진행했을 사안"이라며 "황제 재판이고 완전히 법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이 대표의 재판 기사를 보고 '바쁘면 재판에 안 나와도 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변호인들에게 따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 대표는 전국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데 재판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태도가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재판 지연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사법부 정책에 반한다는 해석도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법원은 올해부터 법원장들도 장기미제 사건을 직접 재판하는 등 재판 지연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일선 재판부도 신속 재판 기조에 맞춰 더 원칙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 대표는 재판 진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오는 22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26일과 29일 대장동 재판 등 총선 전까지 3번의 공판에 출석해야 한다.
그는 지난 18일 열린 위증교사 재판에서 재판부가 다음 기일을 내달 8일로 지정하려 하자 "죄송합니다만"이라며 "한 번만, 한 기일만 (늦춰달라)"이라고 말했다. 결국 다음 재판은 총선 이후인 내달 22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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