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일관되지 않고 CCTV 영상과도 불일치"
"무고죄는 형사사법 기능을 저해하는 중범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소속사 대표가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며 허위 고소한 혐의로 기소된 걸그룹 출신 인터넷방송 BJ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21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
박 판사는 "피무고인의 진술은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 일부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일관된다"며 "특히 이 사건 성적인 접촉이 있기 직전이나 직후의 상황에 대한 진술과 내용의 합리성·논리성 등에 비춰볼 때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CCTV 영상과도 일치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의 진술내용은 일관되지 못할 뿐 아니라 이 사건 CCTV 영상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피고인은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체적 접촉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는데 피고인이 접촉을 거부했다면 약 43분간 방 안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또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로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면 문이 열리자마자 뛰쳐나오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보여야하는데 피고인은 천천히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나왔고 이후 편안하게 전자담배를 피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자유로운 행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피무고인을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음에도 금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점, 더 이상 피무고인의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점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에게는 무고할 범행 동기가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이 사건에서는 CCTV 영상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의 증거가 존재하여 피무고자가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와 같은 증거가 없었다면 피무고자가 억울하게 성범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저해하고 피무고인으로 하여금 부당한 형사처분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중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박 판사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현재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이 사건 당시 자신은 술에 취해있었다거나 정신과 약을 복용중이어서 세부적인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소속사 대표가 자신을 성폭행(강간미수 혐의)하려 했다며 허위 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는데, 이날 재판부는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걸그룹 멤버로 데뷔했다가 탈퇴한 뒤 2022년부터 인터넷방송 BJ로 활동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