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정부, 부담금 규모 1위 '전력기금' 손질…3.7%→2.0% 인하 유력

기사입력 : 2024년03월25일 18:07

최종수정 : 2024년03월25일 18:07

전기요금의 3.7% 별도 징수…연간 3조 규모
경제계 "기업 부담 완화 위해 전면 개선해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그림자 조세'로 불리는 부담금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부담금 중 덩치가 가장 큰 '전력산업기반기금'도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

정부는 현행 전기요금의 3.7%인 요율을 2.0%으로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기업이나 가계의 전기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기금이 줄어드는 만큼 정부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 추가적인 보완책 요구된다.

◆ 부담금 중 '1위' 전력기금, 매년 2조 이상 걷혀…2.0% 완화 유력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 중 총 91개 부담금 항목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부담금을 운용하는 18개 부처는 기획재정부에 각 부처별 부담금 개혁안을 제출했고, 기재부는 이를 토대로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부담금은 국가나 공공단체가 특정한 공익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당 사업의 이해 관계자에게 부과하는 일정 금액을 의미한다. 분담금·부과금·기여금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세금은 아니지만 납부 의무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세금의 성질 갖고 있는 준조세 성격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7월부터 주택과 영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메가줄'당 1.90원으로 0.67원 인상된다.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와 도·소매 공급비를 더한 금액으로 정해지는데 LNG 단가가 오르면서 원료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전력은 16일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한다. kWh(킬로와트시)당 3원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주택가에 설치된 도시가스 계량기 모습. 2022.06.15 leehs@newspim.com

부담금 중 가장 덩치가 큰 항목은 전기요금 중 일정 비율을 한국전력공사가 징수하는 전력기금이다. 전력기금은 전력수요관리사업과 신재생에너지 개발·보급사업,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전력산업 연구·개발사업, 전력설비 안전관리 지원사업 등에 사용된다. 지난 2005년 말 적용한 3.7%의 요율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력기금은 요율이 그대로여도 전기요금이 증가하면 징수액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지난해 징수한 전력기금은 총 2조5894억원에 달한다. 최근 4년간의 추이를 보면 ▲2020년 1조9718억원 ▲2021년 2조1479억원 ▲2022년 2조816억원 ▲지난해 2조5894억원 등으로 해마다 규모를 불렸다. 올해 예상 징수액은 3조2028억원으로 역대 최초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기금이 매해 불어난 이유는 정부가 지난 2022년부터 한전의 재무 정상화를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요금을 총 5차례 인상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중 전력기금의 납부액도 늘어나면서 전력기금은 지난해 기준 부담금 규모 1위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3위 수준이었으나 2022년 2위, 지난해 1위까지 매해 상승했다.

정부 관계자 등에 의하면 현재 전력기금을 현 3.7%에서 2.0%로 낮추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요율을 기존보다 최소 30% 이상 낮추겠다는 계획하에 2.5%로의 인하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2.0%까지 조정하는 방안에 더욱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애초 논의를 시작할 때 최소 30% 이상은 인하해야 한다는 기조가 있었다"며 "최종적으로는 이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국민 부담 줄지만 정부 곳간 사정은?…정부 "부처간 협의해 대책 마련"

전력기금의 요율이 낮아질 경우 수년간 부담금 중 가장 높은 3.7%의 비율로 전력기금을 납부해 왔던 국민들의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전기요금은 차후 인상이 예고돼 있는 만큼 기존 요율을 조정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정부와 한전은 오는 2분기 전기요금을 사실상 동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총선 이후인 3분기부터는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기업들의 자금부담도 개선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만큼 전력기금에 대한 부담도 일반 국민에 비해 훨씬 높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전력기금의 부담 요율을 2.0%로 낮출 경우 기업을 포함한 전 국민의 부담은 1조4670억원(45.9%) 감소한 1조7259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한경협은 지난 21일 기재부에 부담금 감면을 건의하며 "기업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고 투자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부담금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약 15년 동안 3.7%의 율로 징수해 왔던 부담금의 규모가 줄면서 정부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전력기금을 전력산업의 연구·개발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의 명목으로 사용하는데, 이 중 타 회계와 기금에 전출하는 금액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전력기금 중 약 60%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용처가 그대로인데 징수액만 줄어든다면 다른 곳에서 재정을 충당하거나 사용처를 없앨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곳간 사정은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다.

정부는 요율 인하 이후의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부 전력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없다"며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r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