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항구 폐쇄, 미 북동부 공급망에 새로운 도전
자동차 회사·유통업체 등 일시 타격...거시 경제에 영향은 '미미'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사고로 항구가 폐쇄되면서 일시적인 물류 차질이 우려되지만,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6일 새벽 화물선 충돌로 발생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붕괴로 현재 볼티모어 항구는 폐쇄된 상태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볼티모어 항구에는 화물선이 운행되지 못할 것이라며 언제 다시 항구 운영이 재개될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미국 전체에서 11위 규모인 볼티모어 항구에서는 자동차 및 경트럭, 농기계와 건설 기계의 수출입이 미국 내에서 가장 대량으로 이뤄진다. 지난해에만 84만7000대가 이 항구를 통과했다. 때문에 이번 항구 폐쇄로 물류 대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볼티모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대형 교량, 프랜시스 스캇 키 다리에 26일(현지시간) 새벽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충돌한 모습. 2024.03.27 wonjc6@newspim.com |
◆ 자동차 회사·유통업체 등 일시 타격...거시 경제에 영향은 '미미'
이와 관련해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셉 브루수엘라스는 "볼티모어 항구가 미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BMW와 폭스바겐 같은 자동차 회사들이 볼티모어 항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언더아머, 홈디포, 이케아 같은 유통업체들과 페덱스 등 물류 기업도 단기적인 여파를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사태가 미국의 거시 경제에는 거의 파장을 불러오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공급망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로저스 역시 "교량 붕괴는 홍해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접근성, 2024년 중반 이후 항만 파업 가능성과 더불어 미국 북동부 공급망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다리 붕괴로 인한 경제적 혼란은 향후 몇 주간 경제에 흡수되며, 4월 말에는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사태에 따른 여파가 거시경제 데이터에까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볼티모어시에는 이번 사태가 상당한 충격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웨스 무어 주지사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구는 1만5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여타 항만 활동을 통해 약 14만 개의 일자리를 간접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항구 폐쇄로 항만 직원들이 일시적인 무급 휴직이나 근무 시간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량 붕괴로 해당 다리를 이용해 출근하던 직원들 역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불편을 겪으며 인근 지역의 생산성에는 일시적인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