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시황 악화에도 저탄소, 생산성 투자 강화
현대차 생산 증가 따라 해외 투자도 늘려
서강현 대표 "철강 본업 투자 집중"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기아 수출 제품을 늘리고 탄소저감 제품을 개발하는 등 철강 본업에 힘을 준 투자를 이어간다. 서강현 대표는 철강 본업 투자를 강조하며 주력 제품과 탄소중립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현대제철 제59기 주주총회. [사진=현대제철] |
31일 현대제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진행 중인 투자 현황에 국내는 코크스 건식소화(CDQ), 산소공장 8호기 신설, 후판열처리로 등에 1조2083억원을 투자하고 해외법인에는 해외 SSC와 국내 종속법인 경상 투자로 864억원을 투자한다.
◆저탄소 설비 마련과 현대차 공급량 증가 여파로 연간 투자비↑
연간 투자 계획은 국내가 1조8437억원, 해외법인이 1617억원으로 총 2조54억원이다. 지난해 투자계획 기준 투자액인 국내 1조6001억원, 해외 12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연간 설비 투자는 최근 3년 간 계속 증가 추세로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철강 시황 악화에도 생산성과 저탄소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는 적극 유지되고 있다.
투자 내용을 보면 국내에는 CDQ 신설, 후판 열처리로 투자는 유지되고 코크스로 탈황탈질설비가 추가됐다. CDQ와 코크스로 탈황탈질설비는 모두 저탄소 관련 투자다. CDQ는 냉각 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증기나 전력으로 재생산하는 온실가스 저감 장치로 연간 약 5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코크스로 탈황탈질설비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배출량을 감축하는 설비다.
해외 투자는 현대차 해외 생산 증가와 맞춰 늘어날 예정이다.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는 현대제철의 종속회사로 미국, 중국, 인도,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에 위치해 있으며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의 해외 생산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 운영이 올해 4분기로 당겨진 것을 감안해 현지 가공센터 가동시기도 계획보다 앞당겼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조지아 공장과 관련해 "해당 공장에서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강판을 주로 가공 및 생산할 계획이다"라며 "향후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
◆철강 전방산업 보유한 현대차그룹 지원 속 철강 경쟁력 강화
지난 16일 열린 현대제철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강현 대표 역시 철강 본업 중심의 투자를 유지하겠다고 말하며 전략 방향을 명확히 했다. 서 대표는 "철강 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해나갈 예정이다. 단계적으로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제품 생산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인화 신임 포스코 회장이 21일 주주총회에서 "이차전지에 대한 투자 축소는 없다"고 말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전략 차이의 배경에는 각 그룹의 기반도 영향을 미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이라는 철강 전방산업의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그룹 자체가 철강을 기반으로 성장한 곳이기 떄문에 철강 시황 악화에 전 그룹사가 받는 타격이 크다. 포스코는 철강 외에 다른 돌파구로 이차전지를 택했고 현대제철은 이차전지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 대신 자동차용 고부가가치 강판, 그린스틸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제철은 LNG 자가발전 설비에 8000억원을 투자하고 기존 주력제품인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생산능력도 확대하는 등 세부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LNG 자가발전 설비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8% 감축하고 1후판공장에는 신규 열처리 설비를 도입해 열처리재 생산량을 연간 15만톤에서 30만톤으로 두 배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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