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단통법 폐지 추진...더민주도 법 개정 필요성 공감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4·10 총선이 여권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여야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통신비 관련 공약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야는 모두 선거 전 통신비 인하를 공약하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대한 직·간접적 개정 의지로 밝혀 단통법의 개정 여부도 주목된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 [사진= 뉴스핌 DB] |
11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여야는 이번 총선에서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단통법 폐지 ▲저가 요금제 출시 ▲신규 이동통신사 시장 지원 안착 ▲공공와이파이 확대 등을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통신비 세액공제 신설 ▲병사 통신요금 할인율을 20%에서 50%로 확대 ▲이용자 중심 데이터 활용제도 추진 ▲농산어촌 이용자 위한 슈퍼 와이파이 구축 ▲기업·고객 상담전화 전면 무료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관련 법제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여야 모두 입을 모아 내건 공약은 단통법으로 대표되는 단말기 유통구조의 개선이다. 국민의힘은 단통법 폐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와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폐지나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월 규제개혁의 일환으로단통법 폐지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단통법은 지난 2014년 제정돼 이통사의 공시지원금과판매점의 추가지원금 상한을 15%로 정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단통법은 통신비 인하의 목적으로 제정돼 이통사 간의 출혈 경쟁을 자제시켰다. 하지만 정부는 이통사 간 경쟁으로 통신비 인하가 필요하다며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통법 폐지는 국회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번호이동 시 기기변경보다 지원금을 더 지급할 수 있는 전환지원금을 신설하고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해졌다.
더불어민주당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단통법 전면 폐지든 대체 입법이든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 본청에서 가계 통신비 경감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에게 "판매점과 이통사 간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를 단순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업계는 단통법 폐지를 추진할 경우 그에 맞는 전략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업자로 정부가 정책을 추진한다면 그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요금을 낮춘 면도 있다"며 "폐지 시 대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단통법 폐지를 공약한 만큼 폐지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단통법의 원래 목표는 소비자 간의 차별을 방지하고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것인데 법안 폐지를 하더라도 이 부분은 어떻게든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전과는 달라진 통신비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가계 통신비가 단순히 요금이 비싸서 문제라기보다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의 영향이 커졌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단말기 중 플래그십 모델의 비중은 84.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의 77.8%보다 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애플은 아이폰 프로 시리즈가 플래그십 모델에 해당한다. 현재 주력 요금제인 5G 요금제도 비싸지만 단말기 가격 상승이 통신비 인상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과거보다 일반 통신이용 비용보다 단말기 가격이 통신비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여기에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용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단통법 폐지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해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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