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또 이날 성명을 통해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ECB는 11일(현지시간) 통화 정책회의를 열고 주요 정책 금리인 레피 금리(Refi, MRO)를 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ECB는 지난해 9월 이후 5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레피 금리는 시중은행이 ECB로부터 1주일 동안 돈을 빌릴 때 지불하는 금리다.
예치 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4.00%와 4.75%로 유지됐다. 앞서 금융시장에서도 이번 회의에서 ECB가 주요 정책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 자료=블룸버그 통신] 2023.05.05 koinwon@newspim.com |
최근 ECB는 물가 안정 목표 2% 달성이 가까워졌다고 판단하고 통화 긴축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재고 있다.
이날 성명에서 ECB는 "인플레이션 전망, 근원 인플레이션 역학, 통화 정책의 전달 강도 등에 대한 (ECB 위원회의) 업데이트된 평가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물가 안정 목표로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지면 현재 통화정책 제한 강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2%대로 안정되면 금리 인하를 개시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ECB는 지금까지 들어온 정보는 기존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평가를 대체로 확인해 줬으며, 임금 상승률은 완만해지고 기업들은 이윤을 통해 인건비 상승분을 흡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서비스 물가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에도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미국에서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경우 ECB의 금리 결정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은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 성장이 6개 분기 연속 정체되는 등 미국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 ECB가 금리 인하 속도를 예상보다 지연할 수는 있어도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까지는 막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이 30만3000명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는 미국과 달리 유로존 고용 시장이 완화되고 있는 점 역시 ECB가 더 이상 금리 인하를 미루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시장은 ECB가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선 후 올해 총 3차례에 걸쳐 7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인하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최근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존 인플레이션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 준다. 지난달 유로존의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2.4%로 3개월 연속 둔화했으며, 근원 CPI도 전년 대비 상승률이 2.9%로 2%대에 진압했다.
이대로라면 ECB가 연내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2%대로 안정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CB는 내년에야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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