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유가 '꿈틀'
HMM 중동 노선 운항…불확실성 크다
국제유가·해상운임 오를까…"지켜봐야"
'반등' 해상운임도 하락 요인 많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중동 지역 위험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 공급망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의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물류 공급망 혼란이 예상되면서 HMM의 영업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
싱가포르에서 급유하는 모습, [사진=HMM] |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 종합지수(SCFI)는 전주 대비 11.61포인트 오른 1757.04로 집계됐다. SCFI는 지난해 말 1000선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홍해 사태로 수에즈 운하가 중단되면서 올해 2월에는 2200을 넘기도 했으나 홍해발 물류대란이 진정세를 보이자 지난달부터 1700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하면서 SCFI의 재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 세계 원유 수송로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우려가 있어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와 해상운임 상승의 직접적인 연관을 찾을 수 없지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운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국가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세계 원유의 해상 수송량 20%가 이곳을 지난다. 만약 해당 항로가 막힐 경우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즉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뜻이다.
위험 고조만으로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 국제 유가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0.06% 내린 배럴당 85.36 달러에,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전장보다 0.09% 낮은 배럴당 90.02 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두바이유는 90.26 달러로 전장보다 0.73 달러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한다.
상선 역시 중동을 오갈 때 해당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경우 HMM은 유가 상승과 선박 공급 차질 등 두 가지 불확실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HMM은 중동 노선에 컨테이너선 4척, 벌크선 1척을 투입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4척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에 없는 상태다. 일정을 고려할 때 이달까지는 호르무즈 인근을 지나지 않아 당장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벌크선 1척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만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지 않아 운항 자체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이 HMM 측 입장이다.
특히 HMM은 유가가 오르면 실적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해운사는 원가의 25~30% 상당을 유류비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SCFI가 상승한다고 해도, 유가 상승분 몫을 상쇄하지 않는다면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해운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해상운임 상승이 무조건 연결되진 않지만, 현재처럼 리스크가 큰 상황은 유가와 운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면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상운임이 코로나19 수준으로 폭등하지 않는 이상 HMM도 고유가로 인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