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민심 대변해야...'개혁 국회'로"
"본회의 일정 합의 안 되면 의장직권으로 강행"
5선들 도전장..."관례로 최다선이 한 이유 봐달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국회의장이 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남발을 반드시 막겠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6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뉴스핌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개혁 국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실천 방안으로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정치검찰이 국회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국민을 압수수색하는 것"이라며 "만약 새로 개원하는 국회에서 정치검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한다면 저를 밟고 가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민생, 개혁입법은 시원하게 처리하겠다"며 "만약 여야가 본회의 일정 합의를 못하면, 시한을 정한 후 바로 의장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조 의원은 앞서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은 본인에게 있다며 이 대표와의 호흡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엔 "이번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171석으로 압도적인 1당이 됐다. 제1당인 민주당이 이끄는 국회는 마땅히 민주당을 이끄는 당대표와의 호흡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일 때 경기지사직 인수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대선 때는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지냈다. 최근까지 민주당 사무총장으로 지내며 가장 가까이서 이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2.26 yooksa@newspim.com |
-국회의장직 도전 이유는
▲22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야당 압승의 의미는 '국회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경제를 회복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22대 국회는 국민의 이러한 명령을 받들어 민심을 대변하고 실천하는 개혁 국회가 되어야 한다.
저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줄곧 '개혁'을 추진하고 실천해 온 사람이다. 여섯 번째를 맞는 이번 국회에서는 의장으로서 국회를 확실히 개혁하고자 한다. 국민들이 '국회가 진짜 내 마음을 대변하는구나, 나를 위해 일하는구나'라고 체감하실 수 있도록 확실히 바꾸어 놓겠다.
-개혁 국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구체적 실천 방안은
▲대통령실이 입법기관, 대의기관인 국회를 얼마나 무시하고 훼손했나.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의결한 법안에 대해 무려 아홉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전주 시민의 선택을 받은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변화를 요청하려 다가가자 입틀막 당한 채로 끌려나가며 테러범 취급을 당했다. 지금 정권이 국회를 어떤 수준으로 얕잡아보는지 알 수 있다.
제가 의장이 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남발을 반드시 막겠다. 정치검찰이 국회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국민을 압수수색하는 거다. 만약 새로 개원하는 국회에서 정치검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한다면 저를 밟고 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생, 개혁입법은 시원하게 처리하겠다. 만약 여야가 본회의 일정 합의를 못하면, 시한을 정한 후 바로 의장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개혁국회가 되지 못했던 원인을 분석한다면
▲민심을 대변했던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겠나. 국회의장이 지나치게 중립과 중재를 강요받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맹탕, 식물 국회가 됐었다. 압도적 국민의 지지를 받는 법안도 국회를 통과하기 힘들었는데, 이건 중립이나 중재가 아닌, 그냥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것이 된 거다.
또 입법의 마지막 단계인 법사위에서 민생입법을 무조건 막고 훼방 놓았기 때문이다. 국민은 22대 국회는 민생입법, 개혁입법은 여야를 떠나 즉시 처리하기를 바라고 있고,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까지 맡아서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6선 추미애 의원도 도전장. 같은 6선으로서 본인의 강점은
▲많은 당직과 국회직을 맡아오면서 항상 강단 있는 자세로 성과와 결과를 내는 사람이었다. 싸울 때는 싸우고, 압박할 때는 압박하면서 반드시 결과를 도출했다. 2008년 MB(이명박) 정부의 악법 저지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거침없이 뛰어오르는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있다. 이 사진을 보고 우리 민주당 당원들이 저에게 '개구리 삼촌'이라는 별명도 지어줬다.
또 이재명 대표 취임 직후 누구도 맡지 않으려던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2년간 20차례라는 전무후무한 정치검찰의 국회 압수수색과 정당사에 남을 만한 민주당사 기습 압수수색이 있었다. 굴하지 않고 이 대표에 대한 탄압에 당당하게 맞서 싸웠다. 이 대표의 단식과 피습 테러라는 당의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이재명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지켜냈다.
가장 최근에도 우리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이번 총선에서 사무총장으로서 혁신공천을 주도하고, 그 진통을 이겨냈다.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주도한 강단과 배짱으로 국회를 확실히 개혁할 사람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특이하게 5선 의원들도 의장에 도전. 왜 이런 구도가 형성됐다고 보나
▲국회의장의 역할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그만큼 크기 때문 아닐까. 21대 국회에서 180석 갖고 뭐 했냐는 질타가 가장 뼈아프게 느껴진다. 이 질타의 한가운데엔 국회의장의 역할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180석 민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 민심을 반영한 국회의 운영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번에도 민주당이 압승했는데, 이번에도 이렇게 한다면 국민이 앞으로 어떻게 민주당을 믿고 선택하겠나. 이번에는 정말로 화끈한 국회의장이 나와 제대로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뜨거운 상황이다.
-특히 5선 정성호·우원식 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굳이 정성호 의원뿐 아니라 국회의장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모두 다선 의원님들로서 오랜 시간 저를 봐오셨을 테니, 제가 어떠한 정치인인지 잘 아실 것이라 믿는다. 민주당과의 의리를 지키고, 당이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 싸워온 것도 기억하실 것이다.
오랜 국회 관례로 최다선 국회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아 온 것은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다들 아실 것이다. 의원들이 이를 고민해 주실 것을 요청드리는 바다.
-"명심은 나에게" 발언.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당대표의 마음이라고 표현한 게 아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171석으로 압도적인 1당이 됐다. 제1당인 민주당이 이끄는 국회는 마땅히 민주당을 이끄는 당대표와의 호흡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을 회복하라는 국민의 강력한 요구가 민주당에게 내려졌지 않나. 국민의 요구는 민주당 당대표 한 사람만이 수행할 것이 아니고 제1당이 된 민주당이 이끄는 국회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 당연히 민주당 당대표와 국회의장의 호흡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년 전 제가 초선 의원으로 민주당 대변인일 때, 이재명 대표는 부대변인으로 호흡을 처음으로 맞췄다. 그 후 제가 경기도당위원장일 때,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후보였고,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당선인 신분일 때 저는 경기도인수위원장을 맡았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제가 대선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다. 이후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서 20개월 동안 사무총장으로 역임하며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재명 대표와 가장 호흡이 맞는 적임자는 저, 조정식이라고 자부한다.
-사무총장으로 지내며 지난 총선 공천 실권을 쥐고 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공천 과정 속에서 여러 논란도. 이런 비판 지점에 대해 할 말은
▲민주적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이견도, 잡음도 있는 것이다. 공천 잡음이 상대적으로 없었던 국민의힘 선거 결과를 보라. 참패다. 개혁이라는 단어 자체가 피부를 드러내며 고친다는 뜻이다. 피부를 드러낼 정도의 고통을 수반하는 변화가 바로 개혁이다. 따라서 개혁에는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공천 과정에서의 논란이나 반발은 항상 있기 마련인데, 제1당인 민주당 공천이 그냥 조용히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개혁, 혁신이 없었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총선 압승은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논란이나 반발이 개혁을 위한 진통이었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고, 국민들께서 이를 믿고 지지해준 것이 압승으로 확인된 것이다.
-중재자인 의장은 정부·여당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데. 현 정부여당를 평가하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후보로 낸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는 여당 인사들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 지금이라도 총선을 통한 민의를 제대로 읽어서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제어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하고자 한다. 무턱대고 윤석열 대통령을 살리겠다고 들자면 국민의힘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다.
-국회의장이 되면 '반드시 이것만큼은 하고 싶다', 어떤 건가
▲하고 싶다기보다는 해야 할 것들이 많다.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먼저 22대 국회를 반드시 제 시기에 맞춰 개원시키고자 한다. 21대 국회는 상임위원장 협상 문제로 국민의힘과 씨름을 하다가 7월 하순에서야 늑장 개원을 했다. 이건 국회가 굉장히 무책임한 태도다.
저는 협상을 통해 중재를 시도하겠으나, 여의치 않으면 본회의 표결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여 6월 안에 원구성을 반드시 마치려고 한다. 언제까지 늑장 국회, 느려터진 국회를 국민께서 기다리도록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가장 중요한 것은 개헌이다. 먼저 입법부인 국회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 거부권 남발을 통제할 수 있도록 거부권 재의 표결 의석 수를 200석에서 180석으로 낮추고, 감사원 조직 자체를 국회로 이관해야 한다.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국민이 지지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개편하고, 여야 모두 찬성을 분명히 한 5·18 헌법 전문수록도 추진해야 한다.
외교 안보 영역에서의 국회 기능도 강화할 것이다. 현재 외교 안보에서의 정책권한은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쏠려 있다. 대통령 독단에 의한 국익과 국격 훼손을 방지할 수 있도록 의회 외교의 기능을 대폭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북방 의회외교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긴장관계 완화를, 남방 의회외교로 문재인 정부 당시의 신남방 외교의 부활을 도모할 생각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1.09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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