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행동지침' 게시 23명 특정...5명 추가 수사
공보의 명단 유출자 4명 추가 특정
'불법 리베이트 의혹' 고려제약 관계자 8명·의사 14명 입건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부추겼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과 소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임 회장에 대한 수사상황을 묻는 질문에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휴대전화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전화여서 추가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어 현재 분석 작업 중"이라면서 "이 내용을 토대로 또 한 번 소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전현직 임원은 참고인 조사와 수사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오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를 받는 임 회장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지난 3월 1일에도 임 회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의협 전현직 지도부 수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27일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비대위 관계자 5명을 의료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18일 강원도의사회 소속 의사 1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당선인이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기를 흔들고 있다. 2024.04.28 yooksa@newspim.com |
조 청장은 의협 자문 변호사들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는 "업무방해 교사·방조 행위에 변호사들이 개입한 정황이 있으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공의들에게 자료를 삭제할 것을 종용하는 등 이른바 '전공의 행동지침' 글을 게시한 것과 관련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메디스태프 운영진의 증거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증거은닉 혐의와 관련해) 메디스태프 대표를 조사할 필요가 있어 조사했고 결과를 갖고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면서 "게시글 작성 관련해서는 총 23명을 확인해 대부분 조사를 마쳤고 5명 정도 추가 조사하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중보건의(공보의) 명단이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서는 추가로 유출자 4명을 특정했다. 조 청장은 "최초 게시자는 특정하지 못했고 게시자 4명을 추가로 확인했다"며 "법원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최초 작성자를 특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자 공중보건의등을 파견하고 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견 공보의들의 이름이 가려진채 소속을 명시한 문건이 올라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게시자를 개인정보보호법 및 공무상비밀유출 혐의로 입건했다.
'전공의 지침'을 작성한 군의관 2명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조 청장은 "군의관을 상대로 제3자 관여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작성 경위는 어느 정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이들을 피의자로 전환한 상태다.
고려제약의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고려제약 관계자 8명과 의사 14명 등 총 22명을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고려제약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고려제약 임직원과 간부가 자사 약을 써달라고 의료 관계자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들에게 약사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의협과 관련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이전부터 시작한 수사며 다른 제약사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피의자 조사 내용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분석 결과 따라 입건자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