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은행만 보이스피싱 책임지는 '포괄적 보상'...무료 보상보험 사기 우려돼

기사입력 : 2024년05월28일 13:36

최종수정 : 2024년05월28일 13:36

은행권, 보이스피싱 무료 보상보험 연달아 출시
비대면 금융사고 발생시 금융사 선제적 보상
피해자 과실 여부보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 강조
신속 구제 효과 있지만 자율성 보장해야 지적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등 비대면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자발적인 '포괄적' 보상에 나서고 있다. 무료 보상보험 등을 통해 고의에 준하는 피해자 과실이 없는 이상 상당 수준의 보상을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주로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에 집중된 금융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피해자 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금융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과도하게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중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운영중인 곳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이다. 보험대상이나 보상금액 등의 차이는 있지만 피해 발생시 특정 수준까지 포괄적으로 보상해준다는 점은 동일하다.

[사진=신한금융그룹]

가장 먼저 무료보험을 제공중인 건 국민은행이다. 2016년부터 실적이 우수한 고객(KB스타클럽 고객)을 대상으로 지원중이며 2020년부터는 알뜰폰 브랜드인 'KB Liiv M' 고객도 포함됐다. 보상한도액은 최대 1000만원이며 1년 단위로 상시가입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자사 뱅킹앱과 보이스피싱 예방 앱에 가입만 하면 누구나 최대 300만원까지 무료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상보험을 지난 3월 출시했다. 실적과 상관없이 가입만 하면 누구나 보상을 해주는 사례는 금융권에서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이어 4월에는 기업은행이 소상공인 및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이달초에는 신한은행이 그룹 통합앱인 '슈퍼SOL' 이용 고객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보상하는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유사한 상품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 보이스피싱 무료 보상보험이 본격화되면서 고객의 과실 비중과 무관하게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경찰 등)에서 발급한 피해확인서만 있으면 일정 부분 보상이 가능해졌다. 최종 보상까지 책임공방이 불가피했던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진 환경이다.

이는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비대면 금융사고 발생시 은행권이 충분한 예방시스템을 마련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는 금융당국 방침에 따른 결과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의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을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중이다.

해당 기준은 피해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경우 기본적으로 금융사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 과실이 크더라도 금융사가 갖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피해금의 최대 50%까지 보상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강제성은 없다. 자율협약이기에 금융사가 거부해도 규제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감독권을 쥔 당국이 내놓은 피해자 구제 방안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수용이 불가피했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피해자 과실이 적으면 그냥 보상을 해주고 피해자 과실이 커도 충분한 예방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보상을 해주라는 게 당국 입장"이라며 "접근법이 조금 과하다는 의견이 없지는 않지만 보이스피싱 근절이라는 목적에도 공감하고 소요 재원이 크지 않아 고의에 가까운 과실이 아닌 이상 원만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1965억원. 당국과 금융권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2019년 6700억원 대비 1/3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지만 전년대비로는 500억원 가량 늘었다. 특히 고령층(60개 이상)이 36%에 달하는 등 금융취약계층 피해가 커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포괄적 포상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무료 보상보험이지만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어느 정도 마련된 상태다. 금융당국 또는 수사기관의 피해확인서가 있는 경우만 보상을 해주고 있으며 투자유도문자(스미싱)를 통해 불법 리딩방에 들어간 후 투자손실을 입은 경우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반기부터는 고객이 보이스피싱 발생 시 자신의 모든 여신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금융거래 안심차단 서비스'가 도입되고 또한 금융권과 통신업계가 협력해 보이스피싱 자체를 막는 방안도 모색하는 등 추가 대책이 마련되고 있어 은행들의 포괄적 보상 범위도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현 정부가 금융권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금융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에 이어 수많은 사회적 책임을 금융권 스스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상당 부분 강요받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쥐어짜낸 것들을 성과로 자랑할 게 아니라 업권 자율성에 맡겨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