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배럴 상당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업계 "과거 시추 시도 多…유의미한 성과 無"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동해 심해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선 에너지 자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기관의 분석 결과대로 석유·가스 매장량이 최대 140억 배럴일 경우 수출까지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거 시추 사례를 돌이켜 볼 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석유공사 동해 가스전 [사진=한국석유공사]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포항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크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에 300배가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에서는 실제 개발 성공 시 에너지 자립에 수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두고 관련 업계에선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국내에서 석유 시추는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 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동해 가스전이다. 정부는 1998년 울산 남동쪽 해상 58km 지점에서 양질의 가스층을 발견했다. 국내 최초로 경제성 있는 천연가스가 발견돼 한국은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될 수 있었다. 지난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약 4500만 배럴의 가스를 뽑아냈다. 하지만 결국 고갈됐고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제주도 근처 해상에서도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시추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이용한 석유나 가스 매장량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서해 해상과 한반도 남부 육상에서도 여러 차례 석유·가스 탐사 및 시추가 이뤄졌지만,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석유 및 가스 자원이 부족해 대부분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라며 "과거에도 시추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결국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예상대로 상당한 매장량이 있는 게 맞다면 에너지 자립과 수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라며 "만약 이번 시추 역시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한국의 석유·가스 탐사 기술 발전에 기여했고, 에너지 자원 다각화 전략에서 큰 의미가 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