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해 북미 시장 진출
LG전자 '칠러' 기술력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 가속화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수단으로 '냉난방공조시스템(HVAC)'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VAC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시장 장악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 규모는 584억달러로 추정되며 오는 2028년 610억 달러 규모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VAC 시장을 두고 북미 및 유럽, 아시아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레녹스, 합작법인 설립…북미 시장 집중 공략
삼성전자 모델이 실외기 DVM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HVAC 기업 '레녹스'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 지분으로 올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출범한다.
레녹스는 1895년 설립된 가정용·상업용 HVAC 분야 전문 기업으로, 북미에서 직영점뿐만 아니라 홈 빌더 파트너들과도 폭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유통망에 레녹스의 유통망까지 판매 경로를 확대할 수 있고, 레녹스는 유니터리 제품 외에 삼성전자의 개별공조 제품까지 판매해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개별 공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 LG전자, 초대형 냉방기 '칠러' 공급 확대…亞 시장 주목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HVAC 사업을 키우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초대형 냉방기 '칠러'는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로 공항, 쇼핑몰,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에 주로 쓰인다. LG전자 칠러 사업은 최근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또 북미 AI 데이터센터 업체에 처음으로 냉각 시스템을 공급하기도 했다.
LG전자 칠러 대표 제품인 터보 냉동기. [사진=LG전자] |
특히 LG전자는 올해 아시아 HVAC 시장 규모를 약 47억 달러(약 6조4050억원)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아시아 지역 핵심 고객들을 초청해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 LG 알룸나이 이벤트'를 개최하고 기술력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의 냉난방공조 컨설턴트 46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LG전자의 고효율 주거 및 상업용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확인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B2B(기업간거래) 사업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언급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기준 아시아 시장 규모를 47억 달러(6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