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거칠게 비난..."한국에 엄정 교섭 제기"
한·미·일 협의 '대만·남중해 언급'에 대한 반발
대만 문제 간섭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 확인
"한국은 언행을 조심하고 행동으로 보여야"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주한 중국대사관이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최근 언급을 거친 표현을 동원해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대사관은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장문을 올려 "한국이 우리의 결연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이러쿵저러쿵(說三道四) 간섭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설삼도사(說三道四)'라는 표현은 '3이라고 말했다가 갑자기 4라고 말한다'는 뜻으로,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인다는 의미를 담은 저속한 표현이다. 외교적으로 사용하기엔 대단히 부적절한 감정적 표현일뿐 아니라 지금까지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한 반발 중 가장 높은 수위에 해당한다.
신원식(왼쪽)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가운데)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1회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 계기로 3자 간 국방장관회담을 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국방부] 2024.06.04. |
중국 대사관은 입장문에서 "한국이 미국·일본과 함께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 제기'는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는 의미다.
중국 대사관측은 이어 "(한국 측 언급은)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중·한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 측이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실제 행동으로 중·한 관계의 대세를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대사관은 또 대만 문제가 중국 내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 해협의 평화 수호를 위한 정해신침(定海神針)"이라고 밝혔다. 정해신침은 '서유기'의 손오공이 사용하는 여의봉을 말하는 것으로 중심을 유지하는 힘의 원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날 중국 측이 문제삼은 발언은 지난달 31일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와 지난 2일 한·미·일 국방장관 협의에서 나온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언급이다. 한·미·일은 당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와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측의 문제제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중 양국은 주요 사안들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임 대변인은 "대만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우리는 역내 국가로서 대만해협이 평화와 안정이 지속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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