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단가 인하 강요·계약서 지연 발급 혐의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하도급 업체에 대금 인하를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질' 행위로 재판에 넘겨진 주식회사 HD한국조선해양이 1심에서 벌금 15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5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HD한국조선해양에게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한국해양기자협회가 뽑은 '2023년 한국해양대상' 수상자로 HD한국조선해양이 선정됐다. [사진=HD한국조선해양] 2023.12.26 dedanhi@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 12월 선박엔진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하도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2016년 상반기 하도급 단가를 일률적으로 10% 인하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하도급 업체에 선박·해양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작업 내용과 하도급 대금 등이 명시된 서면 계약서를 지연 발급한 혐의도 적용됐다.
양 판사는 "피고인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계약서 등 발급 의무를 위반했고, 그러한 위반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 피고인은 일률적으로 하도급 단가를 인하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의 업계 내 지위나 발주금액, 사업자 수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은 하도급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며 "그로 인해 다수의 사업자가 경영난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하된 하도급대금은 약 51억원에 달한다"고 질책했다.
양 판사는 "다만 조선업계의 불황에 따른 수주 감소로 경영난에 처한 상황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서면 계약서 지연 발급의 경우 지연 액수가 크지 않은 점, 최초 고발인을 포함해 여러 피해자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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