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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모리타니아 등 아프리카 8국과 릴레이 정상회담..."양자 협력 확대"

기사입력 : 2024년06월05일 21:44

최종수정 : 2024년06월05일 21:44

AU 의장국 모리타이나 대통령과 오찬 정상회담
적도기니·에리트레아·보츠와나·에스와티니
중앙아프리카공화국·세이셜·AU 집행위원장 회담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아프리카 국가 중 8개국 정상들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또한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도 회담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 각국과의 양자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양측이 함께 성장하고 연대를 강화해 정상회의의 주제대로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를 실현해 나가자는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고양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모리타니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2024.06.04 photo@newspim.com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Mohamed Ould Cheikh El Ghazouani) 모리타니아 대통령과 오찬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엘 가즈아니 대통령이 올해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 정상으로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하며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해 준 데 대해 각별한 사의를 표했다.

엘 가즈아니 대통령은 한국이 첫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완벽하게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축하하며 "이날 비즈니스 서밋에 이어 한-모리타니아 정상회담까지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1963년 수교 이래 양국 관계가 꾸준히 발전해 왔으며, 작년에 수교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 엘 가즈아니 대통령의 공식 방한이 이루어지는 등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환영했다.

양 정상은 이번에 체결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기반으로 그간 수산물 중심으로 이루어진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더욱 다양화되길 기대했다.

또한 양 정상은 수산, 광물자원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젊은 인구가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큰 모리타니아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협력을 계속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길 기대했다.

엘 가즈아니 대통령은 "그간 한국이 개발협력 사업을 통해 모리타니아의 발전을 이끌어 갈 미래인재 양성에 기여했다"며 "특히 이번에 모리타니아의 보건 증진을 위해 다량의 결핵 진단기를 지원해 주기로 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 교육과 행정의 디지털화와 같이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인프라와 디지털 분야에서 한층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가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엘 가즈아니 대통령은 "AU 의장으로서 한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제시한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연대를 중심으로 한-아프리카 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마친 후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모리타니의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대통령을 비롯한 아프리카 각국 대표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2024.06.04 photo@newspim.com

윤 대통령은 오후에는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음바소고(Teodoro Obiang Nguema Mbasogo) 적도기니 대통령, 이사이아스 아프웨르키(Isaias Afwerki) 에리트레아 대통령, 모퀘에치 에릭 마시시(Mokgweetsi Eric K. Masisi) 보츠와나 대통령, 음스와티 3세(King Mswati III) 에스와티니 국왕, 포스탱-아르크앙즈 투아데라(Faustin-Archange Touaderaz)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와벨 람칼라완(Wavel Ramkalawan) 세이셸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 무사 파키 마하맛(Moussa Faki Mahamat)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도 회담했다.

아프리카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보여준 아프리카와의 협력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개발협력을 포함한 제반 분야에서 한국이 아프리카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적도기니와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1979년 수교 이래 양국이 45년간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적도기니가 다수의 국제 무대 선거에서 한국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오비앙 대통령은 "적도기니는 한국을 경제발전의 최적의 모델로 삼고 있으며, 한국의 경제발전경험공유(KSP) 사업을 통해 적도기니의 국가경제개발계획(Horizonte 2020)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나가고 있다"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 성장 경험을 적도기니와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이에 기반해 앞으로도 양국 간 협력 분야를 다변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에리트레아와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27년만의 이사이아스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고, 일찍이 우리 기업들이 마싸와 항구 건설 등 에리트레아의 인프라 구축에 기여해 왔다"며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을 재차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광물 자원 분야에서도 양국 간 경제협력의 잠재성이 큰 만큼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

이사이아스 대통령은 아프리카 전반에 대해 한국의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인프라, 농수산업, 자원 개발, 인력 훈련과 개발 등 폭넓은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코모로와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최근 코모로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을 축하하며, 그간 농업과 개발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해 온 양국 관계를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더욱 다양한 분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아잘리 대통령은 "코모로의 청년 고용을 확대하고 청년 직업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양 정상은 '2030 코모로 부흥계획'의 중요한 분야인 청색 경제와 관련해, 양국 간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양국 간 '청색 경제 협력 MOU'의 조속한 체결로 향후 지속 가능한 해양자원의 이용에 관해서도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해양 폐기물 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유엔과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친교 오찬에서 오찬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2024.06.04 photo@newspim.com

보츠와나와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칼라하리 사막의 세로웨-오라파 고속도로, 잠베지 강의 카중굴라 대교 건설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준 우리 기업들이 보츠와나 인프라 사업에 지속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마시시 대통령은 "한국이 천연자원이 부족한데도 높은 교육 수준과 인적 자원을 활용해 경제발전을 이루어 낸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를 자국의 발전에 융합하기를 희망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성장은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라며 "우리의 경제성장 경험을 보츠와나와 적극 공유하겠다"고 했다.

에스와티니와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작년 양국 수교 55주년을 맞아 활발한 고위급 교류가 이루어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농업 역량 강화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실질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음스와티 국왕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 관계가 한층 더 강화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의 발전 경험을 체계적인 개발 컨설팅을 통해 공유받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양 정상은 보건 및 의료 인프라, 정유 인프라 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투아데라 대통령이 2022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데 이어 2년 만에 방한한 것을 환영했다.

투아데라 대통령은 "한국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이상적인 발전 모델로서 큰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의 대아프리카 협력 강화 노력과 사상 최초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를 높이 평가했다.

양 정상은 올해 개소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대학교 내 '새마을 연구소'와 '새마을재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사무소'를 통해 협력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으로 디지털 협력, 자원 개발 등 다방면으로 양국 간 협력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세이셸과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한-세이셸 정상회담이 개최돼 의미가 남다르다"며 "아프리카의 경제 부국이자 민주주의 선도국인 세이셸과 한국이 협력 확대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인도양의 섬나라인 세이셸이 강점을 지닌 청색 경제와 수산업 분야에서 체계적인 협력을 모색해 나가자"며 "이번 방한 계기에 체결되는 수산 협력 MOU를 통해 해양수산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람칼라완 대통령은 "한국을 처음으로 찾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인도양의 자연환경 보호와 관광, 금융과 같은 분야에서 우리나라와의 인프라 협력을 희망한다"고 했다.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대아프리카 협력의 핵심 파트너인 AU와 2009년 이래 한-아프리카 포럼(장관급)을 공동 개최해 왔으며 한-AU 협력기금 및 평화안보활동 지원 기금을 통해 AU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AU의 아프리카 평화안보 유지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측이 설립을 지원하는 'AU 평화의료훈련센터'가 조속히 완성돼 AU의 평화유지활동에 기여하길 기대했다.

파키 집행위원장은 "그간 한국의 지원이 AU의 교육, 보건, 농업 등 주요 분야 사업 수행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특히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에 대한 한국 측의 관심과 지원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AfCFTA를 통해 향후 한-아프리카 간 경제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양측은 북한의 지속적 도발에 우려를 표하고 안보리 대북 제재를 계속 철저히 이행할 필요성에 공감했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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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간 재산범죄 처벌 가능해진다...‘친족 상도례’ 헌법 불합치 결정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8촌 내 혈족이나 4촌 내 인척·배우자 간 발생한 절도·사기죄 등 재산범죄에 대한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 조항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 4건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정사 최초 '검사 탄핵' 사건인 안동완 부산지검 검사 탄핵사건을 비롯해 종합부동산세,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에 대한 대체복무역 관련 헌법소원 등의 선고를 앞두고 재판정에 자리해 있다. 2024.05.30 choipix16@newspim.com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 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인 청구인 김모 씨는 삼촌 등을 준사기,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그에게 청구인의 동거 친족으로서 형면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횡령 혐의로 계부를 고소한 또 다른 청구인 김모 씨,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부친을 대리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부친의 자녀들을 고소한 장모 씨, 어머니 명의 예금을 횡령한 혐의로 동생과 그 배우자를 고소한 청구인 최모 씨도 모두 비슷한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김씨 등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친족상도례는 과거 가정 내부의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고려와 함께 가정의 평온이 형사처벌로 인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실질적 유대나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고, 또한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에 대해 동거를 요건으로 적용된다"며 "이처럼 넓은 범위의 친족간 관계를 일반화하기 어려움에도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할 경우, 경우에 따라 형사피해자인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강도·손괴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재산범죄에 준용된다"며 "이러한 재산범죄의 불법성이 일반적으로 경미해 피해자가 수인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거나 피해의 회복 및 친족간 관계의 복원이 용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피해자가 독립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무 처리능력이 결여된 경우 심판대상조항을 적용 내지 준용하는 것은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이같은 사정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관으로 하여금 형면제 판결을 선고하도록 획일적으로 규정해, 대부분의 사안에서는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형사피해자는 재판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상실하고, 기소가 되더라도 '형의 면제'라는 결론이 정해져 있어 형사피해자의 적절한 형벌권 행사 요구는 실질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일정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와 관련해 형사처벌의 특례를 인정하는 데 있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면제'를 함에 따라 구체적 사안에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형해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그 적용을 중지해 내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 기한을 뒀다.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2026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한편 이날 헌재는 형법 제328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내렸다. 형법 제328조 제2항은 '제1항 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자의 고소를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고,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수사나 기소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사건 재판절차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는 등 법관에게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해 줄 것을 청구하는 절차적 권리가 제약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역사적·문화적 특징 등을 고려해 일정한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를 소추조건으로 정해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국가형벌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 2024-06-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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