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아세안관련 고위관리회의...북한도 참석
정병원 차관보, "비이성적 도발 행위" 중단 촉구
ARF 회원국,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우려 표명
다음달 ARF에 北 최선희 외무상 참석 가능성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지난 7일부터 이틀 간 개최된 아세안(AES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고위관리회의(SOM)에서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북한 대표를 면전에 두고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와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규탄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고위관리회의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한 정 차관보는북한이 지난달 군사정찰위성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최근 대남 오물풍선 살포 및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 등을 감행한 것을 두고 '비이성적인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고 외교부가 8일 밝혔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8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고위관리회의(SOM)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06.08. |
정 차관보는 또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 중단과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분명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는 등의 노력을 해나갈 것을 촉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 회의에는 리영철 라오스 주재 북한 대사가 북한 대표로 참석했다. 정 차관보의 발언에 대한 북한 측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수의 ARF 회원국은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등 긴장 고조 행위에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준수와 대화·외교를 통한 문제해결 노력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세안 관련 연쇄 협의체는 아세안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EAS, ARF 등이며, 올해 의장국은 라오스다. 북한은 이중 한·미·중·일·러 등을 포함한 27개국이 모이는 ARF에 참여하고 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안보협의체다.
이번 고위급회의는 다음달 하순부터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ARF 등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를 준비하는 성격의 회의다. 이 때문에 다음달 ARF에서 남과 북이 정찰위성 발사, 대북전단 및 대남 오물풍선 살포 등을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ARF에 순회 대사를 파견해 왔으나, 올해에는 최선희 외무상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라오스는 사회주의 국가이며 비동맹회의에도 가입하고 있는 친북 국가 중 하나다. 북한과 라오스는 상호 상주 공관을 두고 있으며 지난 3월 김성남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라오스를 방문해 통룬 시술릿 주석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올해 ARF에 참석을 앞두고 의장국인 라오스와 사전 정지작업을 한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정 차관보는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세안 의장국 라오스와 호주 등을 별도로 만나 내달 외교장관회의와 10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등 준비 과정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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