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키오스크 이용' 대폭상승…인증서·음식배달 등 모바일 앱 이용은 낮아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은 키오스크를 이용한 경험이 있고 2년 전에 비해 고령층의 키오스크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품구매·음식배달 등 생활밀착 분야 스마트폰 어플은 여전히 고령층의 사용률이 낮았다.
서울디지털재단은 2021년 지자체 첫 '서울시민 디지털역량실태조사'를 실시한 이후 2023년 2차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5500명(고령층 2500명·장애인 500명 포함) 대상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2021년 조사와 달리 장애인 표본을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은 키오스크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총 81.7% 수준으로 2021년(76.9%)보다 4.8%p 상승한 결과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남센터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해 로봇 커피 주문을 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노년층에 디지털 교육부터 상담, 체험기회를 주는 학습 및 문화체험 공간이다. |
고령층 경우 2021년 대비 대폭 상승해 57.1%(11.3%p↑)가 키오스크 이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55~64세 79.1%(10.1%p↑), 65~74세 50.4%(21.0%p↑), 75세 이상은 19.1%(5.3%p↑)가 키오스크를 이용했으며 65~74세 연령구간에서 이용경험률이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키오스크 이용경험률은 58.9%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55세 미만에서 90.0%, 55세 이상에서 52.3%로 나타났고 장애유형별로 청각·언어장애인(68.0%)과 시각장애인(63.5%)이 지체장애인(57.9%)·뇌병변장애인(43.4%)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험률을 보였다.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이유로는 고령층과 장애인 모두 작동법의 어려움보다 '뒷사람의 눈치가 보여서'를 우선 지적했다. 그중에서도 장애인은 '사용 중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없어서(63.6%)'를 1순위로 꼽았다.
고령층의 키오스크 이용 경험은 높아졌지만 상품구매(38.4%), 음식배달(30.0%), 교통·서비스예약(27.4%) 등 실생활 밀착 분야의 '모바일 어플' 이용경험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인증서', '유료 OTT서비스', '스마트 예약' 이용경험률은 고령층과 시민 간 최대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장애인의 경우에도 '메신저'(92.2%), '정보검색'(84.8%), '동영상 시청' (84.8%)을 제외하면 전체시민 대비 이용경험률이 낮았고 '길찾기·교통정보'(57.9%), '모바일뱅킹'(38.1%) 등 일부서비스는 고령층보다 낮은 경험률을 보였다.
다만 디지털서비스 이용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포기하는 고령층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2021년 조사에서는 문제발생 시 '해결 못한 채로 둔다'고 응답한 고령층이 21.2%였지만 2년 새 13.3%로 7.9%p 감소했다.
디지털 문제를 마주쳤을 때 고령층과 장애인은 '주변사람 도움으로 해결'한다는 응답이 각각 60.7%, 53.6%로 가장 높았다. 도움받는 방식으로는 고령층과 장애인 모두 대면방식을 선호했다. 고령층은 '가까운 거점 방문'을 70.1%로 가장 선호했으며 장애인은 '댁내방문'을 58.6%로 가장 선호했다.
디지털 문제와 관련해 도움받는 방식으로 고령층과 장애인 모두 대면방식을 선호했다. [자료=서울시] |
재단은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디지털 기기 이용 ▲디지털 서비스 이용 ▲디지털 소양 ▲디지털 보안·안전 영역으로 구분해 조사했다.
주목할 점은 고령층과 장애인 모두 연령에 따른 디지털격차 양상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디지털서비스 이용의 경우 장애인 내에서도 고령층(30.6점)은 55세 미만(65.2점)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을 보였다. 향후 장애인 중 고령자 비율 증가가 예상돼 고령 장애인의 디지털 격차해소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는 분석이다.
'생성형 AI' 관련 조사도 이뤄졌다. 'AI 리터러시(문해력)' 역량은 만 55세 미만 대상으로 조사했고 서울시민이 일상에서 ▲AI를 얼마나 이해하고(AI이해) ▲이용할 수 있고(AI이용)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고(AI식별) ▲위험성을 인지하고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AI윤리)에 관한 항목으로 나눠 조사했다.
우선 'AI의 개념을 알고 있다'는 80.4%, '일상생활에서 AI가 적용된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87.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AI기술이 삶에 적용된 사례를 식별할 수 있다'는 66.4%, 'AI 기술의 위험성(알고리즘 편향성·오정보·프라이버시 침해 등)에 대해 알고 있다'는 66.6%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와 서울디지털재단은 디지털역량 강화·디지털 포용환경 개선 사업을 정교화해나갈 예정이다. 디지털 약자를 대상으로 상담‧교육을 제공하는 거점을 마련하고 면대면 맞춤형서비스를 강화한다.
시는 디지털 교육‧상담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우리동네 디지털 안내소', '디지털 안내사', '디지털배움터', '디지털동행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1:1 노노케어 방식의 디지털교육 '어디나지원단'을 강화하는 한편 하반기부터 '디지털 돌봄 체험버스(이동식교육장)'를 운영해 디지털 격차 해소에 나선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전환시대에 서울시민이 얼마나 디지털 기술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활용해 고령층, 장애인 모두 소외 없이 디지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