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목조관음보살상', 국외 한국실 지원사업 일환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이달부터 26년 5월까지 약 2년 간 네덜란드국립박물관 아시아관에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인 '목조관음보살상'을 특별 전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특별공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외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네덜란드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목조관음보살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4.07.03 alice09@newspim.com |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네덜란드국립박물관은'라익스박물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반 고흐 등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유한 네덜란드 회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약 100만점이 넘는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렘브란트의 '야간 순찰대',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 등의 대표작에는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관람객의 발길이 언제나 끊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유럽 최고의 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화 전시 공간은 상대적으로 소박한 수준에 머물러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네덜란드에서 한국 문화유산을 알리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두 박물관은 지난 2년간 네덜란드국립박물관에서 동아시아 문화를 균형있는 시각으로 보여주고자 중국과 일본 불상만 있는 아시아관에 조선시대 불상을 전시하기 위해 협의해 왔다.
2023년 12월 국립중앙박물관과 네덜란드국립박물관은 양국을 대표하는 문화 기관으로서, 전시품 대여 및 한국코너 개편 지원 등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실 지원 사업으로 네덜란드국립박물관과 진행하는 첫 번째 결실이다.
네덜란드국립박물관이 암스테르담으로 본격 초대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은 18세기 전반에 만들어진'목조관음보살상'이다.
관음보살은 사람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보고 듣는다는 데서 유래한 자비의 화신이다.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을 쓰고 손에는 연꽃을 든 이 상은, '조선의 승려 장인'특별전(2021년)에도 출품된 바 있다. 조선시대는'승려 장인의 시대'라고도 부를 수 있을 만큼, 수행승이면서 전문능력을 지닌 조각가가 활동했다.
이 상을 조각한 승려의 이름은 전하지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표정, 양 어깨에 드리운 머리카락이나 구불구불한 옷 주름 등의 독특한 표현 방식에서 조각승 진열의 작품으로 보인다.
진열은 1700년대 중반에서 1720년대 전반까지 수조각승으로 활동했으며, 부산 범어사 관음전 관음보살상의 작가이기도 하다.
승려 장인이 정성을 다해 조각한'꽃을 든 보살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떠나 앞으로 2년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세계인을 만나는 여정을 시작한다. 17세기 조선의 생활상을 유럽에 처음 소개했던 하멜의 나라이기도 한 이곳 네덜란드에서 조선의 불상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중요한 문화 사절이 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실 지원 사업과 우리문화재 국외전시 등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다양한 문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적극 이어가고자 한다"라며 "현재 네덜란드국립박물관 정원에서는 한국 현대 작가인 이우환 작가의 전시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시간의 경계를 넘어 전통과 현대 모두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새 바람이 암스테르담에 더 멀리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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