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도박청소년]④ 돈줄 막는다…금융당국, 범정부 대응팀 뒤늦게 합류

기사입력 : 2024년07월11일 14:34

최종수정 : 2024년07월11일 14:34

금융당국 지난 3월 범정부 대응팀에 합류
보이스피싱처럼 계좌 지급정지 방안 검토
"환경차단 위해 계좌 지급정지 필요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온라인 불법도박에 중독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범정부 대응팀에 금융당국이 뒤늦게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정부 대응팀 출범 초기 금융당국의 부재 사실이 알려지자 돈줄을 막을 수 있는 금융당국이 꼭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뒤늦게 범정부 대응팀에 합류한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처럼 청소년 도박에 쓰이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를 바로 지급정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일 범정부 대응팀을 총괄하고 있는 법무부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범정부 대응팀에 합류했다. 이후 같은 달에 범정부 대응팀 출범 이후 세 번째로 열린 전체 회의에 참석했다.

금융위원회. [사진=뉴스핌DB]

범정부 대응팀은 지난해 11월 법무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대검찰청, 경찰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등 9개 기관으로 꾸려져 시작했다.

범정부 대응팀은 수사・단속(검찰·경찰) 치유・재활(사감위), 교육・홍보・조사・연구(교육부) 등 3개 분과로 쪼개져 온라인 불법도박 대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처음으로 청소년 도박과 관련해 범정부 협력체계가 구축됐다는 데 의의가 있지만, 도박자금의 입출금을 통제할 수 있는 금융당국이 빠졌다는 점이 맹점으로 지적됐다. 

범정부 대응팀 출범 이전부터 전문가들을 공통으로 금융당국의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사기가 의심되면 일괄적으로 계좌 지급정지를 할 수 있지만, 청소년들이 도박을 위해 사용하는 계좌의 경우 이러한 제도가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미성년자가 본인 계좌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의심되는 계좌로 송금할 경우 법정대리인에게 송금 사실을 즉시 알리는 절차를 마련했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 명의로 된 계좌를 직접 이용하거나 친구 계좌를 통해 대리입금을 하는 경우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놓여있는 상태다.

중학생까지 대리입금 총책으로 가담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법정대리인에게 알림이 가는 것만으로는 의심계좌로 돈이 입금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청소년 도박에 이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의심계좌는 보이스피싱과 달리 지급정지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없어 그간 시민단체와 기업의 노력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는 지난 5일 카카오뱅크와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도박없는학교는 그간 청소년 도박에 이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한 신고를 받고, 이 계좌 정보를 공개해 왔다.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계좌 지급정지만 해도 청소년 도박의 문제를 90%쯤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단체나 기업에 기댈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게 금융당국의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성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6.28 yooksa@newspim.com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민통합위원회가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꾸린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역시 지난달 28일 약 4개월간의 활동을 마치며 청소년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계좌 지급정지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범정부 대응팀을 총괄하고 있는 법무부 관계자는 "국민통합위원회가 제안한 도박이용 의심 계좌 지급정지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독 치료 전문가들은 충동 조절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전두엽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는 도박을 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삼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요즘엔 청소년도 계좌를 쉽게 만들 수 있고, 계좌 만드는 길이 다 막히면 친구에게 대리입금을 부탁하면 되서 도박 사이트로 돈을 입금하는 그 단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끼고 살다보니 온라인 도박 문제에 있어선 부모도 속수무책"이라며 "계좌를 법적으로 혹은 행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조치가 가능하다면 중독 치료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정부로 협력하는 관계가 단기간이 아닌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은경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치유재활지원팀장은 "청소년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부처로 모인 게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회성이 아닌 계속해서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k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애경家 3세' 채문선 유튜브 돌연 폐쇄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애경그룹의 '오너 3세'인 채문선 탈리다쿰(Talitha Koum)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폐쇄됐다.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채 대표가 채널을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은 현재 사라지고 관련 숏츠 영상만 노출돼 있는 상태다.  애경그룹 '오너가 3세' 채문선 탈리다쿰(Talitha Koum) 대표가 유튜버로 데뷔했다. 사진은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 내 '채문선의 달리다 꿈' 코너에서 발언하고 있는 채문선 대표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채문선의 달리다 꿈' 영상 갈무리] 채 대표가 지난해 9월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 내에 '채문선의 달리다 꿈' 코너를 열고 유튜버 활동의 시작을 알린 지 3개월여 만이다. 일각에서는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제주항공의 최대주주는 애경그룹이다.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의 지분 50.4%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올라 있다. 애경자산관리도 제주항공의 지분 3.22%를 갖고 있다.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이번 여객기 참사 이후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애경그룹 기업가치도 떨어졌다.  채문선 대표는 1986년생으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녀다. 지난 2013년 '세아그룹 오너 3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당시 상무)와 결혼했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탈리다쿰'을 운영 중인 채 대표는 매일유업 외식사업부와 애경산업 마케팅 직무 등을 역임했다.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남편인 고(故) 채몽인 창업주가 1954년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해 세탁비누를 생산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제주 출신인 부친의 뜻에 따라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손잡고 제주항공을 설립했다. 이번 참사 발생 후 채 총괄부회장이 무안 현장을 찾아 유족들에게 유족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죄의 뜻을 전했다. . nrd@newspim.com 2025-01-02 18:34
사진
'콘크리트 둔덕' 위법성에 말바꾼 국토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리나라 역대 항공사고 가운데 세번째 대형 사고로 자리매김하게 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대해 해외 항공전문가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자체 규정을 지켰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해외 권장 사항대로만 공항 로컬라이저 설치가 이뤄졌다면 이같은 대형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해명에만 급급하는 국토부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일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무안공항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에 대해 국토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지지대로 구성된 로컬라이저 모습 ej7648@newspim.com 국토부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적법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적법'의 근거는 콘크리트 시설물이 지지하고 있는 로컬라이저가 '공항 안'이 아닌 '공항 밖'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해외 항공전문가들은 제주항공 여객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이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 있는 둔덕 형태로 설치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 내 모든 시설물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조립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철골과 같은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이어야 만약 비행기가 충돌하더라도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 있어서다. 실제 2015년 4월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불시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철골 지지대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탑승객 81명 중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교통부 예규)에서도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문제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종단안구역 외부 즉 공항 외부 시설물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규정을 지켰다는 근거다. 이는 관련 국제규정인 'Doc 9137-AN/898 Part 6'에도 있는 내용이란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내 규정인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의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끝)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한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최소 기준보다는 약 110m 길고 다른 국내공항보다 긴 편이다. 포항경주공항은 92m로 최소 규정을 간신히 맞췄으며 그외 사천공항은 122m와 177m로 구성됐으며 울산공항은 200m, 제주공항이 240m로 가장 길다. 이 종단안전구역을 벗어나면 '공항외' 시설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제규정에서는 240m를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기준인 연방항공국(FAA) 기준은 300m로 국제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만약 이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항공기 제동을 돕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EMAS를 설치한 공항이 한 곳도 없다. 규정이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무안공항의 해당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이 끝나고 5m 밖 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규정 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로 인해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는 점은 자명하다. 국토부의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해명과 달리 항공당국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의 잠재적 위험을 알고 손을 보려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부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지하는 문제의 둔덕을 설치했다. 이는 내구연한(15년)이 지나면서 2023년 개량 작업에 들어갔는데 30㎝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더 올렸다. 이 과정에서 보강공사 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는 '장비 안테나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Frangibility)을 고려해 설계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즉 국제규정인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을 공항 주변에 설치해야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무안공항 시설물 개량사업에서 콘크리트 지지 기둥은 오히려 더 강화된 셈이다. 이는 태풍 등으로 로컬라이저가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한 보강 조치였다는 게 국토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태풍을 만나는 빈도가 가장 잦은 제주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은 철골로 돼 있다. 결국 국토부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설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을 비롯한 해외에도 비슷한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지지대 구조물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자 입장을 바꾼 상태다. 국토부는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어 다시 보완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전국 공항 내 항행안전시설물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키로 했다. 여수·광주·청주공항에도 무안과 유사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서다. 제대로 된 시설물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종단구역이 끝나고 5m 지난 지점에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어놓고 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뭐라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처음이었던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5-01-02 17:0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