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이용자 예치금 고유재산과 분리
업비트·코인원, 예치금 투명하게 관리…분기별 보고서 공개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오는 7월 19일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고객의 가상자산을 안전한 금고로 분리예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예치금 관리 기관과 운용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이용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본인의 자산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용자 예치 자산을 고유재산과 분리해 공신력 있는 관리 기관에 맡겨야 한다.
가상자산 산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금융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거래소 서비스들부터 이용자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가 높다.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중 거래소 이용자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에 가상자산거래소 서비스인 업비트와 코인원의 투명한 이용자 예치금 관리 시스템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업비트·코인원은 매분기 이용자들이 예치한 금액과 가상자산의 실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공개해왔다.
[사진 = 셔터스톡] |
업비트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분기마다 이용자들의 예치금과 가상자산 실사를 진행하고, 이용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공지사항에 보고서를 게시했다.
지난 4월의 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업비트는 이용자들이 예치한 금액 대비 103.15%, 가상자산 대비 102.82%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의 항목별 보유 비율까지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
코인원 역시 2021년 12월부터 자산실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 3월 보고서를 통해 고객 예치 수량 대비 100%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공지했다. 코인원은 이용자 예치금의 103.2%, 가상자산 예치 수량의 101.42%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들이 고객이 예치한 가장자산의 80% 이상을 해킹에서 안전한 '콜드 월렛(Cold Wallet)'에 보관해야 하는 규정도 마련된다.
'콜드 월렛'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 즉 오프라인 상태에서 동작하는 지갑을 말한다. 하드웨어 지갑, USB 보관 등의 형태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해킹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산 이동이 불편한 단점이 있다.
기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에서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에게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의 70% 이상을 '콜드 월렛'에 보관하라고 요구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서는 '콜드 월렛'에 보관해야 될 비율을 최소 80%까지 늘릴 것을 명시했다. 해킹에 대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업비트 등 일부 가상자산 사업자는 이미 고객 예치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콜드 월렛' 보관 비율 규정을 준수해야할 뿐만 아니라 '핫 월렛(Hot Wallet)'에 저장된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책임 이행을 위한 장치를 준비해야 한다. 거래소 등 사업자들은 '핫 월렛(Hot Wallet)'에 보관된 가상자산 가치의 최소 5% 이상의 금액을 지급할 수 있도록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여러 사업자들이 분주하게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 중"이라며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업계 모두가 함께 규정을 준수하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