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법조계 출신 정치인
바이든 지지 후 민주당 측서 지지 선언 이어져
낙태 등 성차별 및 인종 이슈 대선 중심 이슈 부각 가능성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당의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피격 이후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오는 11월 5일 선거 참패 우려가 커진 민주당은 인종주의와 낙태 등 성차별 이슈를 선거의 중심으로 가져올 수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첫 아시아계 흑인 여성 부통령이다. 이민 1세대인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거의 스무 살이나 젊은 1964년생인 해리스 부통령은 5살 때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에게서 자랐다. 하워드대학교에서 정치과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해리스 부통령은 1989년 캘리포니아대 헤이스팅스 로스쿨을 거쳐 법조계에 진출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22 mj72284@newspim.com |
로스쿨 졸업 후 해리스는 1990년부터 8년간 알라메다 카운티 부검사장을 지내면서 아동 성폭행 사건을 전문으로 다뤘다. 2004년에는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2010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으로 선출됐다. 이후 2017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됐고 선거 승리 후 부통령직을 수행해 왔다.
민주당은 아시아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성차별과 인종주의를 대선의 중심 이슈로 부각할 전망이다. 미국 역사상 흑인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2016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트럼프에게 패배하면서 여성 대통령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에 대한 여성의 권리와 바이든 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을 강력히 지지해 왔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빼앗긴 흑인 등 유색인종의 표심도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추대함으로써 일부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바이든이 흑인 인권 운동에 반대했던 전직 의원들을 두둔하자 그를 '인종 분리주의자(segregationist)'라고 대놓고 비난한 것은 유명한 사례다.
블랙 보터스 매터 펀드(Black Voters Matter Fund)를 조직한 라토샤 브라운 전략가는 "그녀(해리스)의 인종과 성별이 쟁점이 될까? 당연히 그럴 것(absolutely)"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박 속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돼 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적인 지지 의사 발표 이후 민주당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 프라밀라 자야팔(워싱턴) 하원의원, 진보계 슈퍼팩인 유나이트 더 컨트리와 프라이어트리스 USA, 링크트인 설립자 라이드 호프먼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이 안도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다. 지난 15~16일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3%를 얻어 41%를 기록한 바이든 대통령을 표본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 후 해리스 부통령을 바이든 대통령보다 이기기 쉬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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