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한 공식파트너사, 판매 종료하거나 중단
"네이버 등 타 플랫폼 이용해 달라" 안내
덩치 큰 IT·가전 판매자들 줄도산 우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커머스 그룹 큐텐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면서 삼성전자 협력사들도 발을 빼고 있다.
큐텐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 등에는 삼성전자와 정식 협약을 맺은 '공식 파트너'사들이 입점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전과 같이 매출 규모가 큰 협력사들에게까지 대금 납부가 계속 지연될 경우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에서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은 공식 파트너 사들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티몬의 갤럭시Z6 시리즈 판매 중지 안내 [사진=티몬 캡쳐] |
현재 큐텐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쇼핑 이른바 '티메파크'는 24일까지 '메가 디지털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이 행사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닌텐도 등 IT·전자기기 업체들이 참여한다. 아직 행사 마감일 전이지만 대부분 상품은 판매를 중단했거나 일시 중단된 상태다.
티몬 홈페이지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 Z6 시리즈'는 잠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TV나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은 판매 종료된 상품으로 확인된다.
삼성전자의 한 공식 파트너 사는 "최근 티몬의 대금 지연 납부 상태로 잠시 판매를 중단했다"며 "네이버나 다른 플랫폼을 통해 구매해 달라"고 안내했다. 또 다른 공식 파트너 사도 "현재 티몬의 대금 지연 사태로 제품을 판매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이 기획전을 사전에 종료했다. LG전자 측은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추후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티메파크'에 AK몰까지 큐텐 계열사들은 지난 12일부터 '갤럭시 Z6' 시리즈의 사전 예약도 진행한 바 있다. 자칫 새 제품을 받지 못하는 구매자들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큐텐의 대금 납부 지연 사태로 가전 공식 파트너 사들과 같은 중견 판매자들의 피해가 클 것이란 관측이다. 10억~50억 원의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 기업들이 나오면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는 곳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티메파크'에서 진행 중인 '메가디지털세일' 참여 업체 [사진=티몬 캡쳐] |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하나가 휘청해도 수많은 판매자들이 피해를 본다. 납품업체에 줄 대금은 물론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월급까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납부일이 하루만 미뤄져도 피해가 크다"며 "큐텐 5~6개 계열사가 동시에 대금을 납부해 주지 않으면 줄도산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뉴스핌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최근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사에서 항공권과 숙박권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피해 고객들이 속출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했던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홈쇼핑, GS리테일 등 유통기업들도 상품 판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 23일 이번 사태와 관련 제3의 금융기관을 연계한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오는 8월 중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정산 지연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고 판매자, 고객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