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최근 동남아시아가 전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약 7억 명의 인구를 거느린 동남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
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낙점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위기와 미·중 갈등이 심화되자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중국에서 인도와 동남아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노동력이 풍부한 인도와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중국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제2의 중국'으로 동남아를 점찍은 셈이다.
생성형AI 열풍과 함께 동남아는 차세대 AI 허브로도 각광 받고 있다. 동남아는 높은 생성형AI 사용률과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에 따르면 지역별 생성형AI 사용자 비율은 ▲인도 87%, ▲동남아 76%로 각각 1,2위를 기록했다.
미국 유명 컨설팅업체 AT커니는 2030년 AI가 동남아에서 9500억 달러(약 977조5215억 원) 이상의 경제성장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동남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3% 정도 되는 수치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가 규모로는 가장 큰 3660억 달러(GDP의 12%) 경제 성장 효과를 보고 비중으로는 싱가포르가 GDP의 18%를 차지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국가로 분석됐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등도 GDP의 10~13%를 AI 분야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AI 기업들은 동남아에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최대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급부상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향후 4년간 17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역시 말레이시아에 20억 달러를 투입해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알렸다. 엔비디아는 43억 달러를 들여 말레이시아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AI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넓은 토지, 풍부한 양의 물, 전기가 필요하다.
실제로 동남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연평균 약 9.6%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엔 102억 달러, 2029년 2 가량인 17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가 데이터센터의 중심지가 된 것은 저렴한 물가 때문이다. 동남아는 토지와 물, 전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필요한 IT 기업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젊은 인구층도 늘어나고 있어 동남아가 향후 AI 시장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발도상국 일수록 기존에 작동하고 있는 인프라가 부족해 새로운 기술의 인프라를 깔아 더 빠르게 진화시키기 마련"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동남아가 빠르게 AI를 받아들여 진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 동남아시아는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20대고,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3억명이 넘는다. 많은 인구와 젊은 인구,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IT가 동남아시아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AI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동남아는 인구수가 많고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규제가 더 발달돼서 사람 관련 데이터 수집이 용이하다. 또한, 동남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 공장 관련 데이터 수집도 용이하다"라며 "이러한 이유로 동남아가 글로벌 IT 기업들에게 AI 허브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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